韓 대표기업 상반기 이익 '회복'…2년새 매출은 10%↓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력 기업들이 전자와 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상반기 양호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어려운 시장여건 속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부가가치 제품을 내세워 고군분투한 결과다.


그러나 매출 감소세는 멈추지 않았다. 전반적 경기 전망이 여전히 어두운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발 위기와 테러에 따른 정세 불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파장, 확산 되는 보호주의 등 다양한 정치·경제적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어 하반기도 만만치 않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2분기 실적(추정치 포함)을 발표한 국내 기업들 중 상반기 매출 10조원이 넘는 회사는 삼성전자 (79,600원 ▲700 +0.89%)와 현대차 (231,000원 ▼2,500 -1.07%), LG전자 (92,600원 ▲1,600 +1.76%), 포스코, SK이노베이션 (106,200원 ▲1,400 +1.34%), LG화학 (378,500원 ▲3,000 +0.80%) 등 6개사다.

이들 기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모두 229조320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23조350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2% 증가했다.


갤럭시 S7 인기에 힘입어 완연한 회복세로 들어선 삼성전자 영향이 컸다. 전년대비 늘어난 영업이익 2조9000여억원 가운데 삼성전자 몫이 1조9000여억원에 달한다. 석유사업 호조로 2분기에 역대 두 번째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이 6000억원 이상 늘었고 TV와 가전에서 사상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LG전자가 영업이익이 2배 가까이 뛰며 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경기 불안과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이 계속되면서 포스코와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하락세다. 그나마 현대차가 판매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제네시스 판매 확대로 매출을 늘렸고, 철강재 가격이 올라 포스코는 2분기에 11.9% 영업이익률(4년 만에 최고, 별도기준)을 올린 게 위안이다.
6개사 합계 영업이익은 실적악화에 시달렸던 지난해와 달리 2014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매출은 여전히 내리막이다. 2014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0.5% 줄었다. 경기 위축으로 전체 파이는 쪼그라들었는데 수익성 좋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늘리거나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쥐어짜기 방법으로 간신히 영업이익을 회복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반기에도 우리 주력 기업들은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자업종은 전통적 성수기를 맞아 상반기보다 실적이 더 개선될 전망이다. 애플 등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로 스마트폰 부문이 주춤하더라도 하반기 강세를 보이는 반도체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

호황을 누리는 석유화학도 안정적 유가가 지속되고 정제마진(원유를 정제했을 때 발생하는 이익)이 회복되면서 좋은 실적을 이어간다는 예상이다.

자동차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내수가 줄어들겠지만 신차출시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조선과 철강 등은 당분간 고전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포스코는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건설 부문 구조조정을 연내 끝낸다는 목표다.

대외 변수로는 전문가들은 우선 중국을 꼽는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계속 둔화되는 가운데 주요 성장 산업들이 우리나라의 주력 업종과 대부분 겹쳐 경쟁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은 "중국이 지금 거의 전 업종 다 공급과잉 상태인데다 우리나라 제품군과도 치열한 경쟁 벌이고 있어서 잘 살펴봐야 한다"며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사드 등 정치학적 이슈도 무시 못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에도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으로 번져가는 자국산업 보호주의와 무역분쟁 등도 변수다. 이종명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개별 국가의 산업 보호주의, 브렉시트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 정도, IS(이슬람국가) 테러 등 중동 정세 불안 등이 하반기 우리 산업에 영향을 미칠 주요 글로벌 이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