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전 '돌고래 두꺼비'가 신호를 보낸다?

25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 개미떼가 출몰한 모습. 부산 수영구와 전문가들은 이 현상에 대해 지진과 관계가 없으며 장마가 끝나면 광안리 백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스1

최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등장한 개미떼와 부산·울산에서의 원인 불명 가스 냄새로 인해 '지진 전조가 아니냐'는 국민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과거 대규모 지진의 전조로 여겨진 각종 동물의 이상 행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키나와 지진 예견한 돌고래 '집단 폐사'
2015년 4월13일 일본 오키나와 해역에 156마리의 돌고래가 집단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영국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언론들은 돌고래 폐사를 두고 지진의 전조라고 보도했다.

그로부터 1주일 뒤인 20일 일본 오키나와 요나구니 섬 앞바다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일본 기상청은 인근 미야코 섬과 야에야마 지방 연안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표했다.

지진 가능성을 보도할 당시 텔레그래프는 2011년 3월 규모 9.0에 달했던 동일본 대지진에도 같은 전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지진이 일어나기 6일 전 이바라키현 해안에서 50마리 돌고래가 죽은 채 발견됐다.

일부 과학자들은 돌고래가 지각판 움직임과 연결된 지구의 전자기장 변동에 민감하다고 설명한다. 반면 키시로 토시아키 일본 원양어업연구소 소장은 텔레그래프를 통해 "돌고래의 집단 폐사가 지진 전조일 수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확실한 근거는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당시 한국의 119 국제구조대가 매몰된 희생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꺼비 집단 이동이 2008년 쓰촨성 지진의 전조?
2008년 5월9일 중국 현지 언론들은 두꺼비 10만마리가 대이동을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중국 정부는 보도 내용에 대해 크게 대처하지는 않았다.

두꺼비 떼가 지나가고 3일 뒤인 5월12일 중국 쓰촨성에서 규모 8.0의 지진이 발생했다. 무방비로 당한 지진으로 인해 한동안 중국에는 ‘두꺼비 괴담’이 떠돌았고 미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두꺼비의 집단 이동이 곧 지진을 예고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같은 해 5월말 중국 산둥성에서도 두꺼비 떼가 이동하는 현상이 있었지만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다.

국내 일부 지역에서도 두꺼비 떼가 이동하는 경우가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는 두꺼비 새끼가 산란지에서 서식지로 옮겨 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지진 전조 현상, 확실한 건 없는 걸까
일부 동물의 행동이나 자연의 이상 변화가 지진의 전조 현상이 될 때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국민안전처는 26일 긴급안전점검회의에서 최근 부산·울산에서 발생한 가스 냄새는 지진 전조증상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 김희겸 안전처 재난관리실장 실장은 "전문가들과 기상청 관계자들과 얘기했지만 지진과 관련 없는 것이라고 했다"며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한 지진 전문가는 "지진 전조에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해진 법칙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문제된 현상이 지진과 관련 없다고 말해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한때 현상에만 주목하는 것보다 평소에 근본적으로 지진을 대비하는 연구와 조직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