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의 스타일 전환

2016년 여름장세가 뜨거워지고 있다. 브렉시트란 돌발변수가 경기여건과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걱정했지만, 오히려 경기침체 위험에 미온적이었던 글로벌 정부, 중앙은행을 긴장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이 감소하고, 앞으로 저금리 환경이 바뀌지 않을 것이란 컨센서스가 자리를 잡게 되면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투자자가 선호하는 성장주가 지난해와 조금 다른 느낌이다. 수년간 성장주를 대표하던 것은 중국 내수소비와 관련된 화장품, 면세점, 레저, 엔터테이먼트 등과 제약/바이오가 그 핵심에 자리 잡았었다. 그런데 요즘 이들 업종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일까?


성장주란 당장 실현이익이 크지 않지만 미래 성장가치가 높은 주식을 뜻한다. 그 동안 성장주로 분류되었던 업종의 스타일은 ‘수요’ 중심이었다. 1년 넘게 수출이 감소하는 경제여건 상 성장이 보이는 것은 중국소비였다. 당연히 이들에게서 성장요인이 존재하니 투자자는 중국 소비관련주를 선호했다. 제약/바이오는 조금 식상한 분석일 수 있지만 고령사회 진입에 의한 미래수요 증가가 성장요인으로 평가 받았다. 물론 ‘수요’부문의 성장가치가 훼손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투자자에게 신선함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 신선하지 못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제 실적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시차가 존재해 보인다.

최근 투자자에게 선호되는 성장주는 가상현실, 증강현실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과 OLED, 낸드플래쉬, 시스템반도체 등 IT 부품, 소재, 장비 관련주의 관심이 크다. 삼성전자의 양호한 2분기 실적 영향이 분위기 전환의 도움을 주었을지 모르지만, 저금리 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다 보니 기업은 조달비용 감소를 투자활동 증가로 전환시키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소비자는 당장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요구하지 않는다. 새로운 성장가치의 패러다임을 기술 개발자, 하드웨어 제조사 등 ‘공급’ 중심의 성장가치가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성장가치가 산업으로 정착되기에는 똑같이 시간이 요구된다. 그러나 경기여건에 따라 소비 민감도가 큰 것과 달리 기업 중심의 투자활동은 경기환경 변화에 비탄력적인 성격을 띄게 된다. 만약 ‘공급’중심의 성장주가 산업으로 정착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게 된다면, 실적장세로 넘어갈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최근 투자자에게 주목받고 있는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지속할 필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