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미공개 정보 주식거래' 아가방컴퍼니 브로커 기소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서울 남부지검. /뉴스1 DB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수십 억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인수합병(M&A) 브로커 하모씨(63) 등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길배)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하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하씨로부터 인수합병 정보를 듣고 주식을 매매해 차익을 취득한 채권매매업체 대표이사 정모씨(65)와 하모씨(54)는 자본시장법과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브로커 하씨는 2014년 8월20일 아가방컴퍼니의 대주주인 대표이사가 중국 랑시그룹 회장에게 주식 15.3%와 경영권을 약 320억원에 매각하는 M&A를 중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같은해 8월21일부터 9월2일 M&A 공시 직전까지 회사 주식 총 133만6594주를 사들여 M&A 공시 직후 팔아 총 32억4692만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고시 다음날 회사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후 폭등세가 계속돼 열흘만에 주가가 약 1.5배 올랐다.


채권매매업체 대표이사인 정씨와 하씨(브로커 하씨의 동생)는 하씨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듣고 주식을 거래해 각각 7009만원과 2378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브로커 하씨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증권계좌를 개설하게 한 혐의(범죄수익은닉법 위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본인 명의를 브로커 하씨에게 제공한 뒤 투자약정서나 차용증 등을 작성해 정상적인 거래인 것처럼 위장해 수익을 돌려 받았다.

검찰조사 결과 저축은행장 출신인 브로커 하씨는 채권매매업체 등 4곳을 운영하며 회사자금 51억원을 인출해 해당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회삿돈은 주식을 팔아 얻은 부당이익으로 채웠다.

검찰은 하씨가 업체를 운영하며 투자자를 모았지만 사업 결과가 좋지 않아 범행에 나섰다고 밝혔다. 하씨는 주식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의 일부를 이들 투자자에게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씨는 회사자금을 빼내는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정상적인 대출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대여금 명목으로 회계처리하거나 허위 소비대차 계약을 맺는 것처럼 가장했다.

검찰은 이들의 부당이득액 총 33억4832만원을 전액 자진납부 받아 추징보전 조치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브로커 하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지인과 회사 직원 3명에 대해서는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최근 중국기업의 한국 기업에 대한 대규모 M&A가 급증함에 따라 '미공개 정보' 이용 범죄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 건수는 2014년 대비 3배 증가했다.

거래액은 128% 증가한 약 19억3000만 달러로, 한화로 약 3조726억원에 달한다. 검찰 관계자는 "미공개 정보로 부당이득을 취득하는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M&A를 주시하고 범행을 단속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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