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본 클린턴 당선 가능성 '뚝'

미국 금융중심지 월가에서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급격히 낮춰 보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26일(현지시간) 월가의 이코노미스트,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43명을 상대로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 52%가 클린턴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점쳤다고 전했다. 지난 4월과 6월 조사에서는 같은 대답을 한 이가 각각 80%에 달했다.


클린턴을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한창이지만 이메일 스캔들 등이 지속적으로 그의 명성을 해치고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월가에선 여전히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길 것으로 본 이는 26%에 그쳤다. 그러나 이는 종전의 5%에서 21%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미국 경제와 증시에 누구의 정책이 더 유리하겠느냐는 질문엔 재미있는 반응이 나왔다.


경제 쪽에선 트럼프가 이겼다. 응답자들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44%가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경제에 최선이라고 했다.

반대로 증시 쪽에선 2개월 연속 클린턴이 더 지지를 받았다. 그의 정책이 증시에 최선이라는 응답 비중이 두 번의 조사에서 트럼프보다 각각 38%포인트, 31%포인트 높았다.

민주당과 공화당 가운데 어느 쪽이 집권하는 게 미국 경제에 더 유리하겠느냐는 질문에서도 공화당을 꼽은 이가 훨씬 더 많았다. 6월 35%에 이어 이달에는 43%가 공화당을 지지했다. 민주당을 꼽은 이는 지난달 23%에서 이달에는 26%로 늘었다.

CNBC는 일련의 조사 결과가 월가에선 여전히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상당수가 공화당의 자유시장정책 쪽에 기울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한 2012년 9월 CNBC가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본 이는 18%에 그쳤지만 밋 롬니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본 이는 53%에 달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당대회 이틀째인 이날 클린턴을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했다. 이로써 클린턴은 미국 양당정치 역사에서 첫 여성 대선후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