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자산 한눈에 관리하자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사적연금 가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노후 준비를 위해 또는 연말 정산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만든 연금 통장이 하나, 둘 늘어나니 납입과 인출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머리가 아파진다.


실제로 개인 상담을 할 때 연금통장 리스트와 함께 관리 방법에 대한 문의를 종종 받곤 한다. 매월 납입하는 개인연금과 회사가 쌓아준 퇴직연금까지 흩어져 있는 나의 모든 연금자산을 한눈에 관리할 수 없을까?

연금자산의 통합 관리를 위해 연금계좌의 이체 제도를 활용해 보자. 기존의 연금에서 다른 연금으로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연금을 하나의 계좌로 모을 수도 있다. 단, 연금저축보험은 가입 후 일반적으로 최소 7년은 유지해야 사업비 차감 등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만 55세 이상이라면 IRP(개인형퇴직연금)와 연금저축계좌 간의 이체도 고려할 수 있다. 지금까지 연금저축계좌와 IRP간에 이전할 경우 계약해지로 간주돼 기타소득세(16.5%) 등이 부과됐기 때문에 각각 따로 관리해야 했다. 올해 7월부터는 과세이연이 유지돼 지속적인 연금세제가 적용되므로 세금 부담없이 연금자산의 통합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하다.

연금계좌 통합에 앞서 연금세제에 영향을 미치는 '가입일'을 고려해야 한다. 연금제도가 변화함에 따라 세법규정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원칙은 이체받는 계좌의 가입일을 적용하지만, 신규로 개설해 전액 이체하는 경우 이전 연금계좌와 새로운 계좌의 가입일 중 선택할 수 있다. 연금지급기간과 해지가산세 발생 여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므로 인출 전략에 따른 가입일 선택이 중요하다.


연금자산을 통합관리 하기로 했다면, 어떤 계좌에서 운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연금저축계좌와 IRP의 연금세제는 동일하지만 자신의 투자선호와 리스크 성향에 따른 선택이 필요하다.

IRP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제한적이지만 예금, 채권, ELB, 펀드 등의 다양한 상품군에 투자가 가능하고, 예금상품은 예금자 보호로 안정적인 투자도 가능하다. 연금저축펀드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제한이 없어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 반면 연금저축보험은 예금자 보호가 적용되지만 납입 중지가 되지 않아 장기간 꾸준히 납입할 자금이 필요하다. IRP는 세액공제 한도가 700만원까지로 연금저축계좌에 비해 추가로 연간 39만6000원에서 49만5000원의 추가 세액공제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연간 0.3~0.5%(금융기관별 상이)의 추가 수수료가 발생한다.

모든 연금계좌간의 통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2013년 3월 1일 이전에 개설한 연금계좌로 이체하거나 일부 자금을 이체하는 경우는 소득세법에 따라 제한된다. IRP의 경우 2012년 이전에 DC 계좌에 자기부담금을 납입했다면 원천징수업무상의 문제로 이체가 불가능하다.

여기 저기 흩어져있는 연금계좌를 재정리해 통합적인 운용전략과 체계적인 인출전략을 세워야 한다. 금융감독원의 연금포털 사이트(https://100lifeplan.fss.or.kr)와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www.nps.or.kr)에서 내가 가진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자산의 전체 보유 현황과 예상 연금수령액을 확인할 수 있다. 연금계좌 이체제도를 통해 안정적인 노후를 함께 할 연금자산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툴(tool)을 마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