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 2년 더 비과세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2년 더 미뤄진다. 정부는 임대소득 과세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보니 주택 임대차시장의 안정화'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공평 과세' 원칙이 퇴색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8일 기획재정부의 '2016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주택 임대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인 경우 비과세하는 과세특례 조항을 2018년 12월까지 연장한다. 2014년부터 3년간 과세를 미뤄온 것을 2년 더 유예해 주겠다는 것이다.

전세보증금에 대한 간주임대료 과세시 적용되던 '전용 85㎡ 이하로서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 수 산정 제외' 특례조항도 마찬가지로 2년 더 유예한다. 전용 85㎡·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은 수백 채를 전세 임대해도 세금부과가 안 되는 셈이다.

기재부가 당초 계획을 바꾼 이유는 그동안 세금을 내지 않았던 소액 임대소득자들의 부담과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해서다. 정부는 2014년 '2·26 주택임대차선진화방안'을 통해 주택임대소득에 대해 공평 과세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임대사업자들의 강력한 반발로 한발 물러서 올해까지 3년간 비과세한다고 결정했다.

연간 2000만원이면 단순계산으로 월세는 166만원 수준이다. 국토부 실거래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59㎡형 20층이 보증금 2억원에 월 150만원에 임대차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집주인도 월세에 대해선 세금 한 푼 안 내도 되는 것이다. 이 아파트의 매매시세는 8억~9억원선이다.


현행법상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전세보증금에 대해서 임대소득세를 내야 한다. 전세보증금 합계 3억원 초과분의 60%에 대해 간주임대료(이자율 연 1.8%)를 계산해 과세한다. 이번 2000만원 이하 비과세 방침으로 전세보증금 합계가 21억5185만원이 넘어야 과세 대상이 된다.

정대영 송현 경제연구소장은 "미친 집세에 고삐를 채우고 나아가 집값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이 현재 세금을 거의 안 내는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공평과세였는데 좋은 기회를 날려버렸다"며 "빨라야 2020년부터 제대로 세금을 거둘 텐데 결국 차기 정권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