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츄하이를 아시나요?" 日서 역수입되는 韓탄산소주

신세계L&B가 일본서 수입한 진로재판의 '스파클링 진로' / 사진제공=신세계L&B

'가볍게 한잔'을 즐기는 음주문화가 확산되면서 국내 주류업체가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한 과일맛 탄산소주가 국내로 역수입돼 화제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하이트진로 (21,000원 0.00%) 일본법인 진로 재팬이 생산·유통하는 탄산소주 '스파클링 진로'와 '진로 드라이스플래시'를 수입해 이마트 (63,000원 0.00%) 주류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당초 일본에서만 유통되던 '스파클링 진로'는 보드카에 과즙 5%, 알콜 4%를 더한 저도주로, 일본 현지에서는 츄하이(チュ-ハイ)로 분류된다. '츄하이'는 소주를 뜻하는 '츄'와 일본 칵테일 한 종류인 '하이볼'의 합성어다. 드라이스플래시는 소주원액에 자몽을 껍질째 갈아 넣어 제조한 츄하이다.

소주에 물을 타서 마시는 '미즈와리'(水割り)를 즐겨 마시는 일본인들의 독특한 음주법에서 출발한 츄하이는 일본에서만 연간 2014억엔(2조1400억원) 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2000년대 초반 현지 업체 산코식품과 계약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츄하이 제품을 생산·유통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한일관계 악화와 엔저현상 탓에 소주 수출량이 급감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츄하이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일본산 츄하이 제품과 비교해 보다 부드럽고 깔끔한 뒷맛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드라이스플래시는 일반 츄하이(4~5도)에 비해 높은 알코올도수(7도) 덕에 젊은 여성층뿐 아니라 30~50대 남성 소비자에게도 주목 받고 있다.

이처럼 일본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인 진로 츄하이 제품이 하이트진로가 아닌 경쟁사 신세계L&B를 통해 국내시장에 먼저 소개됐다. 신세계L&B는 국내시장에서 츄하이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스위토나 시리즈를 국내에 소개하는 등 탄산주 시장을 개척해 왔다. 국내에서도 혼술족(혼자서 술을 즐기는 소비자), 집술족(집에서 술을 즐기는 소비자)이 늘어나면서 20~3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탄산주 열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실제로 국내 주류시장에는 지난해 보해양조 (484원 0.00%) '부라더#소다'를 시작으로 올해 초 하이트진로 '이슬톡톡', 롯데주류 '순하리 소다톡', 무학 (5,090원 0.00%) '트로피칼 톡소다' 등이 잇따라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슬톡톡은 지난 3월 출시 후 4개월 만에 2000만병 판매를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몰이다.

반면 츄하이 제품을 일본서 히트시킨 하이트진로는 국내에서 생산유통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 법인에서 국내로 역수출 하고 있는데다 이슬톡톡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스파클링 진로와 드라이스플래시는 츄하이가 대세로 떠오른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업체와 제휴해 전략적으로 선보인 제품"이라며 "혼술족, 집술족 증가에 따라 탄산주가 인기인 만큼 츄하이 계열의 이슬톡톡과 과일맥주 망고링고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