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전자업계 양대산맥, 2분기 기대 넘는 선방

국내 전자업계 양대산맥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며 2분기 및 상반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8일 오전과 오후 지난 2분기 영업실적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한 실적은 두 회사가 지난 7일과 8일 공시한 실적 가이던스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회사의 실적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LG전자에는 삼성전자의 실적에 포함된 디스플레이 부문(LG디스플레이)과 반도체 부문(일례 SK하이닉스)이 빠져 있어 사업구조와 규모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 IM·DS·CE 삼각편대의 성공적 '비행'=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00조 7193억원에, 영업이익 14조 8197억원을 달성했다고 이날 밝혔다.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9%, 영업이익은 15.08% 늘었다.

2분기 실적은 매출 50조 9400억원, 영업이익 8조 14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매출은 5%, 영업이익은 18% 좋아졌다. 전 분기에 비하면 매출은 2%, 영업이익은 22% 늘었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관계자는 “2분기 실적 개선은 IM(IT·모바일), CE(가전) 등 세트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이 모두 차별화된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각 부문에서 선전한 결과”라는 평가다.

세트사업은 전년 동기는 물론 전 분기 대비해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기록했다. IM은 갤럭시 S7과 S7 엣지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이 2년만에 4조원을 넘어 4조 3200억원을 기록했고, CE는 7년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 1조 300억원을 달성했다.

CE는 SUHD TV, 셰프컬렉션 냉장고, 무풍 에어컨, 애드워시/액티브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인해 영업이익이 4배 이상 늘어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DS 부문(반도체 디스플레이)의 2분기 매출은 18조 4300억원(반도체 12조, 디스플레이 6조 4200억원)에 영업이익 2조 7900억원(반도체 2조 6400억원, 디스플레이 1400억원)이었다. DS 부문은 전 분기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19.7% 좋아졌다.

◇LG전자, 생활가전 및 HE 분기 최대실적…MC-VC의 아쉬움=LG전자 (91,200원 ▼1,400 -1.51%)는 지난 2분기 연결매출 14조 29억 원, 연결영업이익 5846억 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매출액은 생활가전 판매호조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조 9257억 원)보다 0.6%, 영업이익은 생활가전 및 TV 부문의 수익성이 지속 개선되면서 같은 기간(2441억 원)보다 139.5% 늘었다.

H&A(홈 어플라이언스&에어 솔루션)사업본부와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가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특히 HE사업본부는 분기 사상 최고 영업이익률도 기록했다.

H&A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 7002억 원, 영업이익 4337억 원을, HE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 1572억 원/영업이익 356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MC사업본부는 매출액 3조 3258억원에 영업손실 1535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MC사업본부 매출액은 G5의 초기 공급차질로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매출 확대로 이어가지 못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2% 감소했고, 마케팅 비용 상승 등으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는 매출액 6396억 원, 영업손실 168억 원을 기록했다. VC사업본부 매출액은 AVN(Audio Video Navigation), 텔레매틱스(Telematics)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주력거래선 매출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9%, 전 분기 대비 7.9% 증가했다.

◇엇갈리는 3분기 전망, 삼성은 기대-LG는 우려=삼성전자는 하반기에는 견조한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계절성이 강한 LG전자는 3분기 실적에 다소 우려를 표해 대조를 이뤘다.

삼성전자는 부품사업이 수급 안정화 속에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상반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분기는 부품사업이 메모리와 LCD의 수급이 개선되는 가운데 OLED 실적이 견조한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트사업은 CE가 비수기 영향을 받는 가운데, IM이 신제품 출시와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마케팅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주력사업인 에어컨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 등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스마트폰 시장은 경쟁사들의 주력 제품 출시로 프리미엄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측은 "MC사업본부는 V시리즈 후속 제품을 출시하고 K시리즈, X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의 출시 국가를 확대한다"며 "현재 상황 극복을 위한 수익 구조 개선 활동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임원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수익성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데다 반도체와 TV 등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인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LG전자는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정적 지위를 확보하느냐가 하반기 성적을 가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