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 실적 개선 불투명…"수주 모멘텀 없어"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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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이익 개선세를 기대한 시장의 예상을 깨고 삼성엔지니어링 (24,750원 ▼950 -3.70%)이 올 2분기 겨우 흑자에 성공했다. 지난해 대규모의 부실을 털고 유상증자까지 단행했지만 좀처럼 실적 호조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해외 신규 수주가 미미한 가운데 국내외 사업장에서의 추가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경영 정상화 시점에 대한 불투명성이 높아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올 2분기 영업이익 35억원, 순이익 2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82.6%가 줄었고 순이익은 44% 늘었다. 매출액은 1조8800억원으로 2% 늘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증권 시장에서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20억원 수준이었다. 시장의 예상을 깨고 저조한 실적을 내놓은 주요 이유는 울산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에서의 손실 처리에 따른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발주처인 SMP가 경영악화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며 "공사대금 500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 자금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게 삼성엔지니어링의 설명이다.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 3조3541억원, 영업이익 301억원, 순이익 106억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실적 목표액도 매출 7조600억원, 영업이익 1500억원, 수주 6조원으로 각각 낮춰 이날 정정 공시했다.

하반기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수주한 양질의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라면서 "하반기부터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적 개선 속도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성장 모멘텀이 될 해외수주 실적이 미미하고 일부 해외 사업장에서의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이 적지 않아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상반기 한 건의 해외 신규 수주도 따지 못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해외 저가수주 현장인 사우디 샤이바와 이라크 웨스트꾸르나 등에서 추가 원가가 지속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UAE) CBDC 정유와 사우디 얀부 3발전 공사가 마무리되는 2017년이 이익 정상화가 이뤄지는 시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해외 사업장에서 1조원이 넘는 손실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연말 기준 자본금 전액이 잠식됐다. 올 1분기 유상증자를 통해 1조2652억원을 마련하면서 자본금 전액 잠식에서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