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다시 급락세…'약세장' 초읽기

국제 원유시장이 곧 약세장에 진입할 태세다. 국제유가가 한창 급반등하던 터라 갑작스런 반전에 시장이 놀란 눈치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1.9% 내린 배럴당 41.1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19일 이후 3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지난 1월 초에 13년 만에 최저치로 배럴당 26달러대를 기록한 데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단기간 낙폭이 워낙 크다는 점이다. 이날 종가는 올해 고점인 지난달 8일의 배럴당 51.23달러에서 19.7% 떨어진 것이다. 낙폭이 20% 이상 벌어지면 약세장이 된다. 최근 추세론 약세장 진입이 불가피해 보인다. WTI 가격은 지난 9거래일 가운데 8일 동안 하락했다.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지난 1개월 새 6거래일 연속 하락한 게 벌써 두 번째다. 장중가 기준으로는 이날 이미 약세장에 진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국제유가가 연초에 반등하다가 지금처럼 급격한 조정을 맞게 된 모습이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연말로 갈수록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신문은 국제유가 흐름과 다른 상품시장, 신흥시장, 글로벌 증시 등의 상관관계가 깨진 것 역시 불길한 징조로 봤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하락 배경으로 공급과잉을 꼽는다. 특히 휘발유를 비롯한 정유제품이 너무 많이 생산돼 원유 수요가 줄게 됐다는 지적이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정유사들이 전 세계에 쌓아둔 휘발유 재고는 사상 최대치인 5억배럴에 이른다. 가격이 싸진 원유를 대거 매입해 생산을 늘린 탓이다.


미국 셰일업체들도 다시 원유 생산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생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이들은 저유가 추세에 한동안 몸을 낮췄지만 유가 반등세에 힘입어 최근 6주 연속 시추 설비를 늘렸다. 덕분에 미국의 원유 재고도 다시 늘기 시작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재고는 5억2110만배럴로 지난주에 167만배럴 늘었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증가한 건 10주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WTI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선을 지킬 수 있을지 곧 시험대 오를 것으로 봤다. 리암 데닝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WTI 근월물 200일 이동평균가격인 40.76달러가 다음 고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