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대법원은 중국 전담여행사 제도 인정…항고할 것"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 앞 골목에서 관광을 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사진=홍봉진 기자

중국 단체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여행업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여행사에만 허용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문체부가 "행정법원에서 착오가 있었던 듯하다"며 "바로 항고할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이승훈 문체부 국제관광정책관 전략시장과장은 이날 "대법원에서 명의 대여로 인한 중국 전담여행사 취소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온 전례가 있다"며 "해당 판결은 전담여행사 지정 시행지침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은 중국 전담여행사 지정 시행지침을 인정하고 그것을 근거로 한 취소 처분을 적법하다고 판결했는데, 행정법원은 해당 시행지침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라며 "대법원 판례가 하급심의 법 해석에서 영향력이 큰 만큼, 앞으로 소송에서는 적법 판결이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중국 전담여행사 지정 제도는 중국 측에서 단체 관광객을 보내는 조건으로 타국 정부에 요구하는 제도다. 일본, 미국 등 전 세계 다른 국가들도 중국인 관광객을 받기 위해 이 제도를 행정기관 내 시행지침으로 만들어놓고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를 법으로 만들게 되면 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전담여행사를 지정할 필요가 없는 다른 나라 관광객마저 제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문체부는 법제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 과장은 "뿐만 아니라 중국 전담여행사 지정 제도는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법으로 지정하면 안 된다고 본다"며 "중국의 정책 변경에 따라 매번 법을 바꿀 수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문체부는 이번 행정법원의 판결에 대해 즉각 항고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앞으로 이어질 20여 건의 관련 소송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호제훈)는 A 여행사가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지정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과거와 달리 국내 여행업 시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커진 점을 고려하면 더 이상 내부 행정규칙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근거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