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해임·김정주 사임·우병우 사퇴론 부른 '주식대박사건'(종합)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이수호 기자 =

9억원대 뇌물수수로 재판에 넘겨진 진경준 검사장./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진경준 검사장(49)의 넥슨 주식 대박 사건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넥슨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이뤄진 '뇌물수수 사건'은 결국 검사장 해임이라는 무참한 결과로 이어졌다.

이뿐만 아니다. 진 검사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48) 역시 일본 넥슨 법인의 등기이사직을 사임했다. 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 부동산을 넥슨코리아가 매입하는 과정에서 진 검사장이 거래를 매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우 수석의 사퇴론도 나왔다.

◇ 넥슨 비상장 주식으로 100억대 시세차익…진경준 해임·김정주 사임

검사장 승진 1년만에 조직의 명예를 실추시킨 '죄인'으로 돌아온 '진 검사장 사태' 발단은 지난 3월25일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 검사장이 넥슨의 비상장 주식 1만주를 4억2500만원에 사들인 후 100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올린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진 검사장은 즉각 친구의 권유를 받아 개인 돈으로 넥슨 비상장 주식을 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진 검사장과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48)가 서울대 86학번 동기란 사실이 알려지며 의혹의 불씨가 번지기 시작했다.

일반인 접근이 제한된 비상장 주식을 진 검사장이 살 수 있도록 김 대표가 특혜를 줬다는 게 의혹의 골자였다.

하지만 진 검사장은 구속될 때까지 주식 매입 자금 출처를 자꾸 속이며 논란을 스스로 키워나갔다.

진 검사장은 주식 매입 자금을 '처가에서 빌린 돈'이라고 했다가 '넥슨으로부터 빌렸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수남 검찰총장은 지난 6일 '이금로 특임검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무렵 진 검사장이 김 대표로부터 3000만원 상당의 제네시스 차량을 무상으로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임검사팀은 수사 착수 6일만인 12일 진 검사장의 자택과 김 대표 자택·사무실, 넥슨코리아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진 검사장은 하지만 특임검사팀의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13일 자수서를 제출하며 '김 대표로부터 주식 매입 자금 4억2500만원을 무상으로 받았다'고 또다시 말을 바꿨다.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던 중 긴급체포된 진 검사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가 인정돼 17일 새벽 구속됐다.

결국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승승장구하던 진 검사장은 29일 재판에 넘겨지면서 검사장급 해임 첫 사례를 남기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감찰본부는 이날 진 검사장에 대해 해임 권고 의견으로 법무부에 징계를 청구했다. 현직 검사장이 비리에 연루돼 해임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 대표도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이날 이금로 특임검사팀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내놓은 사과문을 통해 "법의 판단과 별개로 저는 평생 이번의 잘못을 지고 살아가겠다"며 "사적 관계 속에서 공적인 최소한의 룰을 망각하는 잘못을 저질렀고 저는 오늘부로 넥슨의 등기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말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의 감찰을 시작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타워8에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업무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특별감찰관은 현재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의혹, 아내가 대표이사로 등재된 '가족회사'를 이용해 재산을 축소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2016.7.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넥슨 돈, 결국 청와대 최고 실세까지 흔들어

이 무렵 우병우 수석의 처가 부동산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2008년 우 수석 장인이 사망하며 물려준 처가 소유 강남역 일대 토지 4필지(3371.8㎡·1020평)를 2011년 넥슨코리아가 매입하는 과정에서 진 검사장이 중개역할을 했다는 것이었다. 우 수석은 진 검사장의 대학·검찰 선배다.

500억원에 가까운 상속세를 내지 못해 애를 먹던 중 넥슨코리아가 매입하면서 처가의 가산세를 해결했고, 그 대가로 진 검사장의 검사장 승진 당시 넥슨 주식 보유를 눈감아 줬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었다.

우 수석에 대한 의혹 제기는 계속 이어졌다. 변호사 시절 몰래 변론 의혹과 의경 아들의 꽃보직 전출 의혹, '가족회사'를 통한 절세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우 수석은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야당 정치권을 중심으로 우 수석이 사퇴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대통령 직속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에 대한 특별감찰에 착수했다.

또 우 수석은 검찰에 고발도 된 상황이어서 특별감찰이 끝나는 대로 친정인 검찰의 수사도 받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

김 대표 역시 진 검사장과 관련된 의혹은 일단락됐으나 회사 비리와 관련해 계속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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