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변호사가 말해주는 '김영란법'

"외국계 기업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영란법으로 국내에서 받은 처벌이 해외부패방지법(FCPA) 조사로 이어져 극단적인 경우 해외 상장 폐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양호승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모호하고 포괄적인 기준들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다른 결정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적용 대상이 광범위하고 매년 바뀔 수 있기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장영섭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지난 28일 헌법재판소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합헌 결정에 로펌들은 내부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변호사들은 기업이 모든 임직원의 활동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봤다. 개별 임직원들의 활동은 적법해도 법인 단위로 합산했을 때 법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패방지TF'를 출범한 법무법인 화우의 양호승 변호사는 "내부 가이드라인 제정과 개별 임직원이 개별 공직자에게 제공한 금품 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1회 100만원, 연간 300만원의 한도는 법인 단위로 합산해 계산된다. 개별 임직원이 누구에게 얼마의 금품 등을 제공했는지 종합해서 파악하지 않으면 기업의 총 한도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 실제 기업들의 문의도 내부 가이드라인 제정과 시스템 정비 방법에 모아지고 있다.


해외 진출한 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의 경우 김영란법 위반이 해외 활동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법무법인 화우의 이광욱 변호사는 "미국 FCPA의 적용을 받는 경우 김영란법 위반이 FCPA 조사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거액의 징벌금을 부과받는 등 경영상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극단적으로 한국에서의 한끼 식사가 미국에서 상장 취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특히 제약, 금융 등 이미 공정거래 규정이 있는 업종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란법과 기존 규정 중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해야하는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화우의 김철호 변호사는 "다른 규제 시스템이 있는 경우 김영란법과의 관계가 복잡해졌다"며 "둘 다 지켜야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적용 대상이 포괄적이고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도 여전히 문제다. 법무법인 광장 '기업형사 컴플라이언스팀'의 장영섭 변호사는 "결국 전 국민이 대상자"라며 "각종 위원회, 정기간행물 발행자, 정부 지정에 따라 매년 바뀌는 유관단체등이 모두 해당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이를 확인하기는 어려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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