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굴삭기 수급조절 안한다…대여업계 반발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경기도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죽전휴게소(서울방향)에서 전국건설기계연합회 회원들이 건설기계 수급 조절 정책과 관련해 굴삭기 반납투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굴삭기 수급조절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굴삭기 수급조절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통상규범에 위배된다는 판단에서다. 굴삭기 제조업체는 이를 반기고 있지만 수급조절을 주장했던 대여업체는 반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9일 '건설기계 수급조절위원회'를 개최해 굴삭기 수급조절을 하지 않기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굴삭기 수급조절 결정을 위한 정책연구용역 결과 굴삭기 수급조절이 국제통상규범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안으로 '외국인 신규 등록 예외적 허용' 방안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했으나 여전히 국제통상규범상 위법성이 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위원회는 건설기계 대여업계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설기계 대여대금 지급보증제도 등의 제도 이행 실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또 건설기계 임대료 체불신고센터 운영 지원을 통해 임대료 체불을 방지하고 무등록 건설기계 및 자가용 건설기계 불법 영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건설기계 제조업체 등으로 구성된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관계자는 "굴삭기 수급조절 시 굴삭기 제조산업 축소, 암시장을 통한 굴삭기 거래 등의 부작용이 우려됐다"면서도 "지난해 이미 통상마찰 등을 고려해 수급조절 대상에서 제외했다. 같은 이유로 정부가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건설기계 대여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건설기계 대여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 경기 불황에도 대여업체간 출혈 경쟁으로 굴삭기 두대 중 한대가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정부가 수급조절을 하지 않기로 결정, 납득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국토부는 2009년 덤프트럭·콘크리트믹서트럭, 2015년 콘크리트펌프 트럭 등의 수급을 조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