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발 내수절벽 막아라...정부 대응책 고심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9일 서울시내 한 백화점에서 직원들이 고가의 한우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2016.07.29.<br /> <br />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서 직원이 5만원 미만으로 가격을 맞춘 선물세트(오는 8월 2일부터 판매)를 소개하고 있다. 2016.07.29.<br /> <br />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는 9월 28일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내수에 미칠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김영란법이 금품·향응 수수, 부정 청탁 등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를 일소하기 위한 법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금품수수 허용기준과 부정 청탁 개념이 모호해 농축수산업계, 요식업계, 레저산업 등 민생경제가 단기적으로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정도로 경기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영란법이 소비절벽으로 이어져 내수가 치명상을 입으면 우리경제 성장동력 회복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연간 11조 6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우리 국내총생산(GDP)의 0.7%가 넘는다. 이는 산술적으로 11조원 규모 추경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4분기부터 국내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최대한 부정적 파장을 최소화해 소프트랜딩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농축수산품은 수요대비 가격이 비탄력적이어서 김영란법 시행후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폭락 사태나 수급문제가 발생 수 있어 이에대한 파장과 가능한 대응책을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재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중소기업청 등 관련부처들은 자체적으로 테스크포스(TF)를 만들거나 관련부서를 중심으로 파장을 점검중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농수산물 수요가 위축될 것에 대비한 소비촉진책이나 직거래활성화, 특정시기에 집중된 수급의 분산, 농축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등 다양한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각종 학교급식이나 군의 농축산품 소비확대 방안 등이 언급되지만 그정도는 보완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면서 "중장기적 여파가 있더라도 농수축산물 생산과 유통구조개선과 같은 시스템적 측면에서 접근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요식업종의 경우 식대 3만원대 이상인 고급식당을 중심으로 타격이 있겠지만 이보다 고용위축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특히 골프장 등 레저업종의 경우 당장 10월이후 예약이 절반이하로 급감하는 등 수요감소가 불가피해 캐디 등의 대규모 고용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용문제의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게 문제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헌재는 28일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제기한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사건에서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를 '공직자 등'에 포함한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br /> <br />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재부 관계자는 "수요감소도 문제이지만 소비심리 위축이 더 큰 만큼 최대한 김영란법이 허용하는 범주내에서 소비를 촉진시키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예컨데 김영란법 허용한도에서 외식이나 선물을 주고받도록 추석민생대책에 반영하고 코리아그랜드세일과 같은 캠페인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조만간 관련 단체들과 협의해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유일호 부총리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강원도 평창 현장방문에서 "김영란법에 따른 11조원규모 마이너스 효과는 추경부양효과와 직접적 연관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농축산품 등) 특정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또 "농식품부와 해수부, 중기청 등의 (시행령의 금품가액조정) 건의가 받아들여지면 피해가 좀 더 줄어들 것인데 그렇게되면 특정산업에대한 대책을 어떻게 짤 것인지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