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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무원 시험은 NCS의 사각지대인가?

[이시한의 NCS 불패노트 시즌2] 19. 왜 공무원 채용은 NCS를 적용하지 않나요?

머니투데이 이시한 성신여대 겸임교수 |입력 : 2016.08.0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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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이어 공공기업의 NCS 적용 현황을 분석하는 칼럼을 쓰다 보니 지난 22일 NCS 제도가 확정·고시됐다는 소식에 문득 의구심이 든다.

이번 고시로 인해 이제 NCS는 공식적으로 법적인 지위를 획득하게 됐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은 근로자가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기술·소양 등을 산업별로 체계화한 인력 양성 지침이다. 정부는 공공기업에 NCS채용 방식을 우선적용하고, 산업 현장의 수요에 맞춰 민간기업에도 보급해 나갈 예정이라고 누누이 밝혔다. 이에 맞춰 대학 교육도 바뀌어가면서 NCS로 인해 산업·교육현장의 엄청난 변화가 예고돼 있다.

그런데 이쯤까지 오니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공무원 채용이다. '공무원 준비생 22만명'은 공무원 시험 때만 되면 계속 뉴스에 나오는 수치다. 그런데 이 22만명이 노량진 등지에서 필기시험 통과를 위해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응시인원이 너무 많다보니 공무원 필기시험은 최소 수십 대 일에서 직렬별로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자랑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렇게 극심한 경쟁률을 보이는 이들의 1차 선발시험이 다섯 과목에 20문제씩, 총합 100문제로 좌우된다는 사실이다. 사실 공무원 시험을 3~4년 준비하는 사람도 흔하기 때문에 이들은 다섯 과목 교재를 못해도 수십 번은 보게 된다.

게다가 공무원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1년에 딱 한 번 시험 보는 게 아니라, 국가직·지방직·서울시 등에 9급과 7급을 나눠서 응시하기 때문에, 1년에 적어도 3~4번은 시험을 보게 된다. 이 정도로 공부하고 시험을 보다보면 그 과목들의 일반적이고 중요한 얘기들은 어렵지 않게 꿰게 된다는 말이다. 이 상태에선 출제자 입장에서 고작 100문제로 변별력을 확보하기가 힘들다.

결과적으로 문제의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은 필연적이다. 필요지식을 확인하기 위한 문제가 아니라 다수를 떨어트리기 위한 문제로 변질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붓쳐시니 석양에 디나는 객이 눈믈 계워 하노라'는 원천석의 시조를 문제로 내고 화자의 정서가 '서리지탄'인 것을 맞춰야 하는 식이다. 이 시조를 아는 것이 공무원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는 아닌 것 같다.

영어는 공무원 수험 과목에서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알려져 있는데, 거기 나오는 단어를 본 한 미국인이 현재 영어에선 사용하지 않는 표현들이 많아 자신도 모르는 내용이라고 혀를 내둘렀다는 일화도 있다. 영어 실력을 측정해서 직무적인 능력을 알아보려는 채용 테스트가 아니라, 응시생이 답을 틀리게 해서 변별성을 확보하는 필터링용 테스트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기술·소양 등을 산업별로 체계화하는 작업을 하면서 공무원의 직무는 분석하지 않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왜 공무원 시험에선 NCS를 도입하지 않을까? 공무원 면접 전형에는 NCS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NCS 도입 이전과 차이 없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특히 지방직 면접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역량 중심의 채용 문화를 만들고, 청년들에게 비전에 맞춘 효율적인 취업준비를 시킬 목적으로 만든 것이 NCS라면, 공무원 시험이야말로 필요한 역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문제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NCS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에 이러한 자기모순부터 해결해야 한다.


◆이시한 대표는… 연세대학교 국문과 졸업, 동대학원 석사 졸, 박사 수료. 이시한닷컴 대표. 성신여대 겸임교수, 상명대 자문교수. PSAT, LEET등과 기업의 인적성 검사분야 스타강사로 위키백과에 등재. tv N '뇌섹시대-문제적남자'의 대표 패널이자 MBN 예능프로그램 '직장의 신' 전문가 MC. 신문 등 미디어에 취업/진로를 주제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뇌라도 섹시하게', '뇌섹남 이시한의 NCS자소서' 등 52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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