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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전 국내 최초 '누드 퍼포먼스' 주인공…"이제 벗지 못해 아쉽다"

부산비엔날레, 정강자 국내 최초 누드퍼포먼스 '투명풍선과 누드' 기록물 전시

문화를 일구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입력 : 2016.08.03 07:58|조회 : 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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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의 정강자 출품작인 1968년작 퍼포먼스 '투명풍선과 누드' 기록물. /사진제공=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부산비엔날레의 정강자 출품작인 1968년작 퍼포먼스 '투명풍선과 누드' 기록물. /사진제공=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

1968년 5월 30일 음악 감상실 세시봉. 국내 최초로 여성 누드 퍼포먼스(‘투명풍선과 누드’)가 벌어졌다. 주인공은 26세의 여인. 그리고 48년이 흐른 2016년 7월 마포구 서교동 대안공간 루프. 당시 누드 퍼포먼스가 재연됐다.

세시봉의 주인공이었던 정강자(74·여)는 이번 재연에서 본인이 직접 옷을 벗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정강자는 2일 “암을 앓고 있어 몸이 미라처럼 많이 말랐고 아프다”며 “이 때문에 퍼포먼스 재연을 내가 아닌 모델에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위암으로 위 3분의 1을 절제하는 수술을 했다. 키가 160cm 남짓한 그는 수술 전 체중이 53kg이었다. 지금은 40kg으로 줄어들었다.

세시봉에서 그가 선보인 누드 퍼포먼스는 남성 중심적이며 억압적인 시대 상황에 맞서 노출을 통해 여성성을 과감히 드러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물론 논란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정강자는 예나 지금이나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작품을 하는 동안 (작품에) 필요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각오로 살아왔다”며 “암에 걸린 지금도 과거의 열정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1500여 점의 회화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예술 활동을 해왔다. 그가 일주일에 1~2회 항암 치료를 위해 통원하는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도 그의 작품이 전시돼있다. 그는 “예술에 대한 열정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라고 말했다.


당시 정강자는 러닝셔츠와 짧은 반바지 차림이었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사람들은 칼을 들고 정강자의 러닝을 찢고 반바지를 벗긴 다음, 투명 풍선을 하나둘 그녀의 몸에 붙였다. 이들이 그 투명풍선마저 터뜨리자 정강자의 상반신이 드러났다.

애초 정강자는 작가, 주인공은 여성 연극배우였다. 하지만, 배우는 사람들의 눈이 무서워 숨었다. 당시 퍼포먼스는 작가가 직접 나선 결과물이었다. 어쩔 수 없이 선 무대였지만 그녀는 적극적이었다. 팬티마저 벗으려다 주변의 만류로 참았다는 설명이다.


퍼포먼스가 언론에 대서 특필되자 학부모들이 뿔이 났다. 그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수강생이 뚝 끊어졌다. 지식인 사회의 비판도 잇따랐다.

부산비엔날레에 큐레이터로 참여한 김찬동 경기문화재단 뮤지엄본부장은 “‘투명풍선과 누드’는 한국 최초의 누드 퍼포먼스로 미술사적 의의가 있다”며 “산업화를 겪으며 반민주적이며 남성 중심적 풍조가 만연했던 당대에 여성의 권익에 대한 발언을 누드 퍼포먼스로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오는 9월 3일 개막하는 부산비엔날레에서 정강자의 ‘투명풍선과 누드’와 관련한 기록물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투명풍선과 누드’가 누드 퍼포먼스나 공연의 신호탄 격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누드 모델이라는 직업군 자체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당시 누드 모델이란 미술대학을 비롯한 제한된 공간에서 학생이나 전문가만을 대상으로 수동적인 일을 했었다"며 "옷을 벗는 행위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예술적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인식시켰다”고 평가했다.

반 세기 만에 누드 퍼포먼스를 다시 하지 못해 아쉽다는 정강자는 "꼭 팽팽한 피부의 젊은 여자만 누드를 선보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나이가 들어가며 생기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강자 작가. /사진제공=정강자
정강자 작가. /사진제공=정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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