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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1913년 여름, 2016년 여름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본지 대표 |입력 : 2016.08.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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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 그는 하루에 11명을 진료하고 1인당 진료비로 100크로네를 받았다. 100크로네는 그의 하인들이 받는 한 달 급료다.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는 살아생전 프로이트와 산책을 하면서 이런저런 상담을 했다. 말러가 죽은 뒤 프로이트는 말러의 유산관리인에게 자신과 산책한 비용을 계산해달라고 청구했다. 이 일로 인해 말러의 아내 알마 말러는 평생 프로이트를 미워했다.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그는 쉰 살이 돼서도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클림트가 아침을 먹고 자신의 아틀리에에 오면 문 앞에는 그를 위해 옷을 벗고 싶어 안달이 난 여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클림트는 속옷도 입지 않은 채 헐렁한 가운만 걸치고 살았다. 모델의 자세가 화가 안의 남성성을 자극할 때 빨리 알몸이 되기 위해서였다. 나중에 클림트가 죽자 그의 모델이었던 14명의 여인이 친부확인 신청을 한다.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최고 군인이자 첩보원인 알프레드 레들 대령. 방첩활동에서 보여준 공으로 3급 철십자훈장을 받았고 황제에게 언제든 직접 보고했다. 그가 호텔방에서 권총으로 자살한 뒤 그의 여러 행각이 드러났다. 레들 대령은 남자 애인들을 위해 전 재산을 탕진했고, 애인들에게 자동차와 집을 선물했으며, 자금난에 빠지자 10년 동안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모든 군사계획과 암호 등을 러시아에 팔아넘겼다.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언론인으로 1933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노먼 에인젤. 그는 1913년 쓴 ‘독일 학생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지금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는 모든 나라가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세계대전이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과 특히 금융권에서의 국제적 연계 때문에도 전쟁은 무의미하며 전쟁이 일어나려 하면 금융권 등이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서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있은 1년 뒤인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 두 번이나 약혼했지만 결국 헤어진 펠리체 바우어의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다. “저는 과묵하고 비사교적이며 짜증을 잘 내고, 이기적이며, 우울증이 있고, 정말 병약합니다. 가족들과도 거의 말을 하지 않습니다. 건강한 처녀로서 진정한 결혼의 행복이 예정돼 있는 당신의 따님이 그런 인간 옆에서 살아야 할까요? 대부분 시간을 혼자 보내는 남자 옆에서 수녀같이 살아야 할까요?”

#이상의 얘기는 독일의 플로리안 일리스가 쓴 평화와 번영을 구가한 유럽의 아름다운 시절, 벨에포크 ‘1913년 세기의 여름’에 나오는 일화들이다. 등장인물이 유럽 근대사의 큰 위인들이긴 하지만 그들의 삶을 내밀히 들여다보면 보통 사람과 별로 다를 게 없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욕심부리고 거짓말하고 다 그렇다. 인생은 어쩌면 아이들 소꿉놀이 같고 병정놀이 같을지도 모른다.

#10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2016년 우리의 여름도 1913년의 여름과 크게 다른 게 없다. 어느 때보다 뜨거운 올여름, 뉴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예외가 없다. 그래서 20세기 문학의 구도자로 불리는 그리스의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인간에 대한 정의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영혼이라는 이름의 짐을 지고 다니는 육체라는 이름의 짐승이다. 나이가 들어 비로소 나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 인간은 신의 아들이 아니라 짐승의 후손이며, 그들 또한 조상들보다 총명하고 부도덕한 짐승이라는 모욕적인 개념들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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