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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정이 있는 종가집의 술과 음식을 맛보다

[동네북] <9> ‘요리책 쓰는 선비 술 빚는 사대부'...먹치레와 술치레의 역사에 빠져 보자

동네북 머니투데이 한다빈 동네북서평단 공학박사 |입력 : 2016.08.2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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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출판사가 공들여 만든 책이 회사로 옵니다. 급하게 읽고 소개하는 기자들의 서평만으로는 아쉬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속도와 구성에 구애받지 않고, 더 자세히 읽고 소개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서 모였습니다. 머니투데이 독자 서평단 ‘동네북’(Neighborhood Book). 가정주부부터 시인, 공학박사, 해외 거주 사업가까지. 직업과 거주의 경계를 두지 않고 머니투데이를 아끼는 16명의 독자께 출판사에서 온 책을 나눠 주고 함께 읽기 시작했습니다. 동네북 독자들이 쓰는 자유로운 형식의 서평 또는 독후감으로 또 다른 독자들을 만나려 합니다. 동네북 회원들의 글은 본지 온·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윽한 정이 있는 종가집의 술과 음식을 맛보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서로 다른 술에 취해 당장 그 술이 있는 곳으로 한걸음에 달려가고픈, 어쩌면 음식 내음새가 담을 넘어 퍼져 나오는 역사 속 그 골목 어딘가에서 그대로 멈춰 버리고 싶은 생각이 가득해진다. 먹고 마시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 없지만 그래도 종가집 이야기와 그 삶의 흔적이 담긴 음식을 상상 속에서나마 맛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이 밀려온다. 사초국수, 망개떡, 조란, 국말이, 정향극렬주, 왕주, 가양주 등 이름만 들어도 재료와 만드는 법이 궁금하고 그 맛은 어떨까 하며 오감을 자극한다.

저자는 종가에는 그 종가에만 전해 내려오는 고유의 음식과 술들이 있다고 한다. 그런 음식과 술에 종가를 탄생시키고 부흥시킨 선조들의 삶, 지혜, 일화가 담겨 있어 흥미를 더해 준다고도 했다. 한 치의 틀림도 없는 맞는 말이다. 음식은 문화다. 더욱이 그 음식과 함께 전해 내려오는 색과 맛의 유래는 우리에게는 큰 자산이자 보물이다. 책에는 음식과 술의 역사, 사연, 만드는 법, 전승 현황 등이 비교적 자세히 쓰여 있다. 종가집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 선조들 모두의 이야기며 우리 음식 문화의 정수를 정리한 글이다.

영주 괴헌종가의 이화주 이야기가 있다. 여기서 이화주는 배꽃으로 만든 술이 아닌 배꽃이 필 무렵에 빚는 술이다. 이화주는 고려시대 때부터 만들었다. 이화곡이라는 쌀로 만든 누룩을 사용해서 만든 술이다. 술의 도수가 낮아 노인과 어린이 그리고 여자들이 마시기에 좋은 술이었다. 궁녀들이 즐겨 먹던 술이 종가집의 술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담양 양진제종가집의 간장 죽염장은 현대에 새로이 만들어진 간장이다. 360여 년간 내려온 씨간장에 담양대나무와 부안 천일염을 이용해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처럼 이 책에는 500년 전통의 음식에서부터 현대화된 음식까지를 망라하여 먹치레 25곳, 술치레 18곳 등 모두 43곳의 종가집 음식과 술이 소개된다. 모두 오랜 전통을 이어온 종가집의 이야기다.

이 책은 요리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음식 소개서는 더욱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역사와 옛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잘 알려진 윤선도, 류성룡, 전봉준 등의 인물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들의 작은 이야기이지만 음식과 술에 관련된 이야기는 또 다른 재밋거리다. 윤선도는 경옥주, 국활주, 오선주 등의 술을 그의 건강을 위해 만들어 마셨다고 한다. '술을 빚는 사대부'라는 책 이름이 나온 배경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종가집 음식이 고급 음식이라는 편견을 없애 주는 역할도 한다.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이야기를 저자가 2년간 전국의 종가집을 찾아다니며 생생하게 기록함으로써 쉽게 접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

그윽한 정이 있는 종가집의 술과 음식을 맛보다
아쉬운 것은 책의 내용이 아니다. 이러한 전통 술과 음식이 우리 곁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그 종가집의 술과 음식은 더 이상 그들만 노력을 지켜지지 않을 것이다. 보다 대중에게 다가섬으로써 우리 모두의 전통 술이 되고 모든 이의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모두가 요리책을 쓰고 술을 빚는 국민이 되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 요리책 쓰는 선비 술 빚는 사대부 = 김봉규 지음. 담앤북스 펴냄. 368쪽/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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