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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나비 미라'는 누구를 위한 걸까…생겨난대로 자연스럽게

[동네북] <11> 대만작가 우밍이의 '나비 탐미기'

동네북 머니투데이 좀비비추 동네북서평단 시인 |입력 : 2016.08.2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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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출판사가 공들여 만든 책이 회사로 옵니다. 급하게 읽고 소개하는 기자들의 서평만으로는 아쉬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속도와 구성에 구애받지 않고, 더 자세히 읽고 소개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서 모였습니다. 머니투데이 독자 서평단 ‘동네북’(Neighborhood Book). 가정주부부터 시인, 공학박사, 해외 거주 사업가까지. 직업과 거주의 경계를 두지 않고 머니투데이를 아끼는 16명의 독자께 출판사에서 온 책을 나눠 주고 함께 읽기 시작했습니다. 동네북 독자들이 쓰는 자유로운 형식의 서평 또는 독후감으로 또 다른 독자들을 만나려 합니다. 동네북 회원들의 글은 본지 온·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박물관 '나비 미라'는 누구를 위한 걸까…생겨난대로 자연스럽게
나비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장자의 호접몽이 떠오른다. '내가 나비의 꿈을 꾸었는지, 나비가 내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은 자아(自我)와 외물(外物)은 본디 하나임을 뜻한다. 죽은 이의 영혼이 나비가 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처럼 나비는 인간이 꿈꾸는 또 다른 생명체인지도 모른다.

대만 작가 우밍이가 쓴 '나비 탐미기' 역시 그런 맥락으로 읽힌다. 작가는 '나비'라는 생명체를 자아의 내면과 동일시하면서 물화(物化)의 세계로 이끌어가는 듯하다. 그래서 나비의 비행이 혹은 아픔이 나의 내면으로 흘러들어 나비를 찾아 가게 끔 하는 것은 아닌가.

나 또한 오래전에 나비 박물관에 간 적이 있다. 나비의 심장(비유하자면)을 핀셋으로 꽂아놓고 날개를 꼿꼿하게 펼친 모습을 보면서 경이롭다는 느낌보다는 인간으로서의 박탈감을 느꼈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한 생명체를 저토록 아프게 매달아 놓는 것인가. 관찰이라는 명목하에 생명의 신비로움을 보기 위해?

몇 백 년이 흘러도 흙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미라가 되어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인간의 모습처럼 쓸쓸하디쓸쓸했다. 내가 선택한 삶이 아닌 삶은 슬프고 아프다. 생명체는 생명체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생명을 마쳤을 때 돌아갈 곳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생명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싶다.

나비의 삶도 그렇지만 나무도 인간과 닮아 있는 면이 많았다. 특히 편백나무의 '고독사'는 충격이었다. "편백의 묘목들은 함께 모여 키를 나란히 하고 자라면서 서로에게 바람막이가 되어주고 힘을 합쳐 바위를 뚫고 단단히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 세대와 다른 식물들이 의지할 수 있는 얕은 토층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편백나무를 신목(神木)으로 떠받들기 시작하면서 주변의 모든 것들을 없애버린 것이다. 결국 편백나무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고독사를 하고 말았다.

인간이든 나비든 나무든 "네가 살아야 나도 살고 네가 죽으면 나도 죽는다"는 운명공동체 삶을 살아갈 때 아름답다. 인간이 고독사하는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과학기술로 인해 점점 기계화되어가는 우리들의 모습. 생명체가 살던 곳을 없애버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곳을 차지하는 인간. 지구가 병들어가는 것을 인간만 모르는, 아니 모른 척하는 것은 아닐까.

자연은 원래 그렇게 생겨난 것처럼 모든 것
박물관 '나비 미라'는 누구를 위한 걸까…생겨난대로 자연스럽게
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놔둬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인류가 태어난 이유일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하며 살아가라고. 더 가지고 못 가지고, 더 잘나고 못 나고, 명예와 부를 좇아가는 인간의 삶이 마지막 순간에야 결국은 하룻밤의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허망할까. 지금이라도 가진 것을 조금 내려놓고 나비처럼 훨훨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나비 탐미기 = 우밍이 지음. 허유영 옮김. 시루 펴냄. 230쪽 /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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