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화장품주, 돌아온 미인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급락했던 화장품주들이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과 이용객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동반 상승했다. 화장품주가 다시 과거 상승세를 그릴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코스피지수는 장마감 직전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서며 205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7.77포인트(0.38%)오른 2049.93에 마감했다.

이날 중국 관광객(유커)과 면세점 매출액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입어 화장품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LG생활건강 (371,000원 ▼10,500 -2.75%)(6.47%)과 에이블씨엔씨 (6,530원 ▼140 -2.10%)(6.15%), 코스맥스(6.38%), 한국화장품(6.73%)이 6%대 올랐다. 아모레퍼시픽(2.79%), 아모레G(4.95%), 한국콜마(5.23%), 코스맥스비티아이(1.25%) 등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코스맥스비티아이는 5거래일, 아모레G는 6거래일 만의 반등이다.

◇"면세점 매출액 사상 최대…화장품주 펀더멘털 견조"= 화장품주의 이날 동반 강세는 7월 면세점 매출액과 이용객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과 증권업계의 화장품주 비중확대 의견이 잇따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내국인 2억6785만달러, 외국인 6억3751만달러 등 총 9억536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4.1% 증가한 것으로 협회가 2009년1월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 규모다. 면세점 이용객 수 역시 7월 433만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시장이 크게 위축됐던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이용객수는 56% 늘었다.

8월 역시 최성수기인데다 메르스 기저효과로 면세점 매출과 이용객수는 증가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이같이 견조한 반면 사드 배치 우려로 주가는 하락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생겼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인한 관광객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7월 관광객 및 면세점 매출액의 성장세가 이어졌고, 대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2016년 1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6.8%의 증가가 예상, 주가가 떨어진 지금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저가 매수할 기회"라고 분석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펀더멘털의 훼손이 없는 주가조정은 매수 기회"라며 "화장품 업종의 밸류에이션은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투자 비중을 확대할 때"라고 말했다.

현재 화장품 업종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는 19.5배로 절대적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2014년 이후 평균 12개월 예상 PER인 21.5배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화장품주 손절매 대기중"= 하지만 운용업계에서는 화장품주의 상승세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 주체로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시각에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화장품주를 고점에 샀던 투자자들이 많다"며 "이들은 화장품주가 반등할 때 매도 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상승세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화장품주의 밸류에이션이 저가상태로 보기도 어려워 매수 주체를 찾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펀드 매니저는 "오늘 화장품주를 담은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이 아니다"라며 "화장품주가 예전처럼 상승추세로 돌아서려면 회사의 실적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서 매수세가 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