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거침없는 강세…실적에 수급도 탄탄

삼성전자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자사주 매수의 힘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1분기와 2분기 깜짝 실적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여기에 5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세를 뒷받침한 것이다.


23일 삼성전자 (79,600원 ▲700 +0.89%)는 전일 보다 1.32%(2만2000원) 상승한 16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다. 장중 한 때 169만4000원까지 올랐다.

이날 삼성전자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만8100주, 2만9500주 순매도했으나 6만주(약 1000억원) 가량의 삼성전자 자사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세가 유지됐다.

올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효과는 올해 투자자별 누적 거래대금에서 잘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올 초와 비교해 주가가 40% 가량 올랐는데, 이 기간 동안 △기관은 2조390억원 △개인은 2조2229억원 △외국인은 8118억원(이상 22일기준)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이들 물량은 대부분 기타법인이 사들였는데, 총 5조917억원 규모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기타법인 매수로 분류된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에만 올해 5조2500억원어치를 쏟아 부었다.


자사주 매입은 최근 주가 등락에도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3~28일 자사주 매입을 중지했는데 12거래일 동안 주가 상승률은 1.76%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자사주 매입을 재개한 이후 이날까지 17거래일간 주가가 9.16% 올랐다.

특히 최근 자사주 매입의 강도가 세졌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하루 평균 1만7000주를 매입했는데, 19일은 5만1000주, 22일과 23일은 6만주로 높였다. 이날 총 거래량의 27.5%가 자사주 매입이다.

심상범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의 자사주 매입 가속은 체결 지연에 따라 일시적으로 집행이 집중된 탓이므로 곧 정상 속도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매입 가속이 (주가 상승으로 인한) 자금 부담에 따른 의도적인 것이라면 당분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아직 많이 남은 것은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0월 28일까지 총 99만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취득한 수량은 40만여주로 아직 58만주 이상의 자사주 매입 물량이 남아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펀더멘탈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주체별 수급 부담이 현저히 낮고,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