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 구원투수 투입에도 악화된 실적…흑자전환은 언제

카페베네가 상반기 영업적자가 더욱 심화되는 등 악화된 실적을 내놓았다. 구조조정 전문가인 최승우 대표를 맞이하며 야심 차게 내세웠던 흑자전환 목표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 상반기 매출액이 383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은 9억3232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카페베네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비용 증가와 더딘 실적개선 때문이다. 카페베네는 2분기 매출액 198억원, 영업손실 4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대비 매출은 7% 증가하고 손실은 소폭 축소됐다. 그러나 올 여름 이른 더위에 커피전문점들이 2분기부터 성수기 효과를 누린 점을 감안하면 부진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손익분기점을 넘겠다는 최승우 카페베네 대표의 계획은 일단 어긋났다. 하반기 계획했던 흑자전환도 틀어질 위기다. 지난해 10월 구원투수로 투입된 최 대표는 웅진식품 대표 시절, 자금 조달과 원가 절감 등으로 적자기업을 흑자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이력이 있어 기대를 모았다.

최 대표는 카페베네호에 승선한 직후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한류벤처'로부터 165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누적적자에 저가 커피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해외 법인 부진이 이어지면서 연결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16억원으로 34% 줄었고, 영업손실은 46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순손실은 122억원에 달해, 2배 이상 늘었다.

미국 점포를 운영하는 현지법인 'Caffebene Inc' 순손실이 28억원으로 적자가 지속 됐고, 올 상반기 중 지분 100%를 인수한 대만법인(Caffebene Taiwan Co.,Ltd.) 역시 1억원 이상 손실을 냈다. 마인츠돔 등 기존 F&B사업 부문도 적자를 이어갔다.

최승우 카페베네 대표가 지난 3월 새로운 BI와 경영 방향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이와 관련, 카페베네는 예상된 부진이라고 해명했다. 점포 매출을 높이기 위해 디저트(베네글) 광고, 브랜드 리뉴얼 등을 진행해 수익성이 훼손됐지만, 하반기 흑자전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올 상반기 광고비 17억원 등이 투입돼 실적이 부진했지만 장기적으로 매출을 높이기 위한 투자"라며 "해외 부문도 매출악화 법인 정리, 소송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하반기부터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페베네 부채비율은 유상증자 효과가 나타나면서 개선됐다. 올 상반기 개별 기준 부채비율은 413%로, 지난해 말 1159%에서 대폭 축소됐다. 다만, 연결기준은 여전히 위험 수준인 1573%로 해외 법인 재무구조 개선이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