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친 한미약품 덕에…”, 1분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개선

지난 201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한미약품 관계자들이 개발 중인 당뇨치료 신약들에 대한 임상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미약품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정보통신) 기업에 낸 로열티로 매년 10억~20억달러 안팎의 적자를 봤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올해 1분기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한미약품 (310,000원 ▼5,000 -1.59%)이 당뇨병 신약기술을 프랑스, 미국 등 다국적 제약사에 수출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4분기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7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9억7000만달러)와 비교해 11억9000만달러 감소한 것이며, 1분기 기준으로 2010년 통계작성 후 가장 적은 규모다.

1분기 수출액은 28억달러, 수입액은 35억8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기술 유형별로 △특허 및 실용신안권(-6억3000만달러)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1억7000만달러) △문화예술저작권(-1억6000만달러) 등은 적자를 기록한 반면,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SW) 저작권은 2억7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기업규모별로 대기업(-8억9000만달러), 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5억4000만달러)이 적자를 나타낸 반면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6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중소·중견기업 흑자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별 무역수지는 제조업이 6억5000만달러, 서비스업이 1억7000만달러 각각 적자를 나타냈다. 제조업 중에서 전기전자제품이 9억6000만달러 적자였지만 화약제품·의약품은 3억8000만달러, 자동차·트레일러는 1억5000만달러 각각 흑자로 집계됐다.

서비스업에서는 도소매업이 2억1000만달러 적자를 보인 반면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은 1억8000만달러 흑자로 조사됐다.

/자료=한국은행

국가별로는 미국이 –10억3000만달러로 가장 적자규모가 컸고 일본(-1억6000만달러), 독일(-7000만달러)에서도 적자였다. 반면 중국(4억7000만달러), 베트남(4억1000만달러), 프랑스(3억4000만달러) 등은 흑자였다. 특히 프랑스는 통계작성 이후 첫 흑자전환 됐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적자규모가 크게 줄어든 이유는 우선 한미약품의 의약품 기술 수출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인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 얀센에 당뇨병 신약기술을 국내 제약업계 최대 규모인 7조4000억원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 의약품 관련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되고 對프랑스 무역수지가 처음으로 흑자전환한 배경이다. 계약규모를 고려할 때 관련 분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당분간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 LG전자 (90,600원 ▼1,600 -1.74%)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스마트폰 등 주요 전자제품 관련 특허권 사용료가 감소한 것도 무역수지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상 1·4분기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전기전자제품 관련 지식재산권 사용료가 대폭 늘어나 적자액이 컸다. 그런데 올해 1분기 관련산업 지식재산권 적자규모는 9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16억4000만달러)와 비교해 41.4% 줄었다.

지난해 1분기 –23억4000만달러였던 대미 지식재산권 무역 적자규모가 올해 1분기 -10억3000만달러로 크게 줄어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국내 대기업들의 전자산업 관련 특허 숫자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로열티 지급액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며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의약품, 온라인게임 등에서 지식재산권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관련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