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 스마트시티 또 '난항'…문제는 5조원짜리 '땅값'

인천 검단스마트시티 조감도. / 자료제공=코리아스마트시티(KSC)

인천 검단신도시를 글로벌 기업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이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초 양해각서(MOU) 유효기간을 넘겨 극적으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으나 최근 정해진 기간 내 토지가격 협상을 매듭짓지 못해 연장됐다.


인천시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영기업 스마트시티사(社)는 이달 안에 협상을 완료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양측의 입장차가 커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4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스마트시티사의 한국 측 특수목적법인 코리아스마트시티(KSC)와 지난 22일까지 토지매매가 협상을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협상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MOA를 체결할 당시에도 양측의 입장 차이로 계약을 미뤄지면서 MOU 유효시한(지난해 12월29일)을 넘겼다. 스마트시티 사업에 대한 MOU를 지난해 6월에 체결한 후 두바이 스마트시티사 CEO가 방한하고 현지실사를 하는 등 사업이 급진전하는 듯 했으나 올 1월 22일에서야 MOA를 맺었다.

MOA를 체결할 당시 5개월 이내에 토지가격 협상을 시작하고 7개월 내 협의를 완료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시와 두바이 측이 크게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토지가격 산정방식과 기반시설 공사추진 주체다.


시는 두바이 측에 검단신도시 470만㎡를 약 5조원이 넘는 금액에 매각할 것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MOA 협상이 진행될 당시에도 부지 조성에 5조2000억원이 들어갔다며 이에 대한 지급보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두바이 측은 간접비와 금융비 등 토지가격에 반영된 요소별로 시와 다른 기준을 제시하며 5조원에 못 미치는 금액을 주장하고 있다. 기반시설 공사의 경우에도 두바이 측은 사업을 직접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사업 추진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반시설 조성 등 토지가격 협상에 대한 마무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한 만큼 사업 무산보다는 이달 안에 협상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천 검단스마트시티 사업 계획도. / 자료제공=코리아스마트시티(KSC)

협상이 목표한 이달 말까지 마무리되면 검단신도시에 최첨단 IT 기술을 갖춘 자족도시가 탄생하게 된다. KSC가 제출한 마스터플랜은 △쇼핑센터와 5성급 호텔, 금융센터 등 랜드마크 구역(21만6136㎡) △전시장, 다용도 공연장 등 에듀테인먼트 구역(32만2597㎡) △학교시설 등 지식단지구역(34만4912㎡) △병원과 헬스케어 클러스터 등 미래기술 구역(47만1341㎡) △비지니스 호텔과 상업시설 등 상업구역(34만5643㎡) △주거단지(116만728㎡) 등으로 구성된다.

KSC는 1500개의 국·내외 기업과 10만명의 근로자, 연간 3000만명의 방문객, 50개의 교육기관, 2만명의 학생, 20~30개의 글로벌파트너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10년 내에 5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한다는 계획도 있다.

KSC 관계자는 "일과 주거, 오락, 교육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자족도시를 만들어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몰려드는 핫 플레이스를 만들겠다"며 "조속히 협상이 마무리돼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