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병 사망' 주범, 사건 2년4개월만에 징역 40년 확정

2014년 10월 경기도 용인 육군 제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윤 일병 사망 사건' 선고가 끝난 뒤 윤 일병의 유가족들과 군인권센터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1

육군 28사단에서 발생한 '윤 일병 사망 사건'의 주범인 이모 병장(28)에게 징역 4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5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병장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하모 병장(24), 이모 상병(23), 지모 상병(23)에게 각 징역 7년을, 유모 하사(25)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도 확정됐다.

앞서 이 병장은 1심에서 징역 45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인 보통군사법원은 하 병장에게는 징역 30년, 이 상병과 지 상병에게는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유 하사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심은 이 병장 등에게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이들이 특별히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윤 일병을 폭행했다는 정황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특히 이들이 폭행을 할 때 특별한 흉기를 사용하지 않은 점, 이들이 가슴과 배를 수차례 때린 것일 뿐 뇌 등 신체 중요부위를 사망에 이를 정도로 가격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이 고려됐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범행 도중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며 "하지만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인 고등군사법원은 이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이 병장 등은 자신들의 폭행으로 윤 일병이 숨질 것이라는 위험을 인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윤 일병을 숨지게 할 계획이 없어 살인의 확정적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앞으로 교화·개선의 여지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 병장의 형량을 징역 35년으로 줄였다. 하 병장과 이 상병, 지 상병도 각각 징역 12년으로 감형받았다. 유 하사의 형도 징역 10년으로 줄었다.

반면 대법원은 살인죄는 이 병장에 대해서만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이 병장에게 살인죄를 적용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면서도 "이 상병 등 3명은 윤 일병이 쓰러진 직후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후송 과정에서 울먹이는 모습 등을 보였는데 이는 살인범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취지에 따라 이 병장에게만 살인죄를 적용했다. 하 병장과 이 상병, 지 상병은 폭행에 가담했으나 윤 일병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점을 고려해 상해치사죄가 적용됐다.

재판부는 "하 병장, 이 상병, 지 상병은 이 병장의 지시나 강압적인 분위기에 의해 범행에 가담했다"며 "윤 일병의 유족들과 합의했지만 범행을 은폐하려 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이 병장 등은 2014년 4월 윤 일병을 수십차례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윤 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 하사는 이들의 폭행을 눈감아준 혐의로 기소됐다.

이 병장은 국군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와중에도 동료 수감자 3명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파기환송심 재판에 병합, 함께 심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