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실리콘밸리 심천을 가다(上)

우리나라 전체수출량의 1/4규모를 차치하는 대(對) 중국 수출이 13개월째 부진을 겪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액은 101억 2,957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4% 감소했으며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품목이 수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그 동안 중국시장에서 상당한 시장성을 자랑했던 삼성의 위용이 작아지고 중국의 신생 스마트폰 브랜드가 떠오르고 있다. 이미 중국 선전(深圳, 이하 심천) 화창베이 전자상가에서 삼성매장이 점차 축소되고 중국 브랜드 매장이 늘고 있는 추세가 확연하다.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시장의 90%를 차지한 중국, 13억 명이라는 내수시장을 기반한 중국 모바일 시장의 변화는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중국 4대 도시 중 심천은 홍콩과 근거리에 위치한 자유경제 특구로 인구 1천 400만 명의 젊은 도시로 급성장했으며, 지난 2014년 기준 8.5명 당 1명이 창업을 할 정도로 우수한 창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IT사업 분야는 업체간 무한경쟁 속에서 '세대교체'를 반복하며 치열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와 하나투어가 공동기획한 '중국 심천 IT 탐방'을 통해 짝퉁 제조국에서 모바일·TI 기술의 혁신과 탄탄한 창업생태계 구축으로 탈바꿈 중인 중국을 재조명한다.


◆중국의 모바일 시장은 급변 중.

중국 심천 화창베이 전자상가의 첫인상은 거대함에서 압도했다. 화창베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부품 및 완제품 상가 밀집지역이며, 세계 휴대폰 제조시장의 90%를 차지한 중국의 위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IT만물상답게 우수한 제조 인프라를 자랑한다. 머리 속으로 그린 IT기기를 설명만 해주면 관련 부품을 당일에도 공급받을 수 있고 조립, 제작까지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확장공사가 한창인 화창베이 전자상가 초입

더욱이 화창베이 일대는 지하철과 지하 매장 확장공사가 현재진행형으로 완공되면 규모면에서도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모바일 업계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중국 대표 스마트폰 브랜드 샤오미를 밀어내고 화웨이, 오포(Oppo), 비보(Vivo) 등 중국 신흥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미 삼성은 중국 모바일 시장 점유율에서 8위로 밀려나고 매장 수마저 줄어들고 있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오포와 비보는 전년 대비 각각 134.7%, 61.6% 성장했다. 오포는 지난 6월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2.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 업체 중 가장 많은 글로벌 출하량을 기록하고 있는 화웨이가 17.4%로 뒤를 이었다.

비보는 12%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는데, 사실상 '형제 기업'인 오포와 비보의 점유율을 합치면 총 34.9%로, 중국 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모바일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오포와 비보 매장

특히 수많은 중국 신생 스마트폰 업체가 빠르게 화창베이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이들은 무한경쟁을 거쳐 가격은 물론 품질 향상을 끊임없이 거듭하며 모바일 시장의 변화를 주도한다.

뛰어난 카메라 성능을 내세운 이비(ivvi)와 여성 전용 스마트폰을 컨셉으로 한 두브(Doov)도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신생 스마트폰 업체로 화창베이 1층 매장에 자리잡고 시장력을 키우고 있다. 이비의 스마트폰은 아이폰과 외형이 상당히 닮았지만, 스펙이 뛰어났다. 후면 1300만, 전면 800만 화소이며, 다섯 손가락을 지문인식하고 각 손가락 하나마다 자금해제시 다른 앱을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탐방을 동행한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는 "사업차 화창베이에 방문할 때마다 중국 신생브랜드의 등장 등 세대교체를 체감한다"며 "경쟁이 치열한 중국 내수시장에서 경쟁하는 중국 휴대폰 업체들의 발전상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또 "중국 신생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 받으면 13억명 이상의 소비자들로부터 엄청난 매출을 올리게 되고, 그 수익을 다시 연구개발(R&D)에 지원하는 순선환구조로 발전하면서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동관시에 위치한 스마트폰 OEM 공장단지 방문기

심천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동관시 내 공장단지를 향했다. 이 지역에는 IT 만물상인 심천을 지원하거나 OEM 수출을 위한 다양한 IT기기, 부품 등의 제조공장들이 수두룩했다.

이 중 한 달에 스마트폰 300만대, PC보드 350만대, 노트북 완제품 10만 대가 생산가능한 신태그룹(Sintave)에 방문했다.

이 지역에서 중간규모 급의 OEM 공장이며, 3천 명의 직원들이 중국 브랜드부터 해외브랜드에 이르는 다양한 전자제품과 모바일 단말기 등을 제조, 조립해 완제품으로 수출, 공급하고 있다.

조립공장은 3층으로 구성돼 1층은 부품 분류 작업, 2층은 칩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3층은 조립과 제품테스트 공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생산을 시작한 모 기업의 신제품 정보유출 문제로 사진촬영이 허용되지는 않았다.

신태그룹 장광웨이 공장장은 "최첨단 검사장비와 자동화 장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30개의 생산공정 라인을 가동해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의 모바일 단말기, PC, LCD모니터, 노트북 등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현재도 국내외 IT기업들이 다양한 제품의 주문생산 문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태그룹 장광웨이 공장장과 하나투어 조영진 팀장

동관시의 OEM 공장을 둘러보면서 문득 국내 최대규모의 성인용품 도매업체 '코스모스'를 운영하는 강현길 대표의 멘트가 떠올랐다.

성인용품 시장은 과거 일본, 미국, 유럽 순으로 기술력이 우수했다. 그러나 저렴한 인권비와 대규모 공장부지 확보가 용이한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거나 OEM방식으로 제품을 제작해오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현지공장 또는 OEM 공장을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수십년간의 제작 노하우가 중국에 남겨지면서 이를 기반으로 현재 중국 성인용품 기술력은 일본, 미국을 따라잡은 시장구조로 변화했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강현길 코스모스 대표의 말처럼 '짝퉁' 제조국으로 유명한 중국은 기존 제품을 모방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모방으로 선진제품의 빠른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해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도 중국 동관시에 있는 많은 OEM 공장은 가동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전세계 스마트폰 단말기 제조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기술혁신과 자연스럽게 맞물릴 것이다. 또한 강력한 내수시장이 뒷받침되면서 향후 세계 모바일 시장의 트렌드를 중국이 선도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중국 모바일, IT 시장의 변화에 대해 강연 중인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는 "중국은 현재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되며, 평균소득과 중산층 구성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짝퉁으로 유명한 중국은 모방에 대해 후발주자로 당연하다는 정서이며, 자동차, 스마트폰,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모방을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술경쟁력의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3대 통신사가 오는 2020년까지 5G(5세대 이동통신)을 상용화하기로 했으며, 차이나 머니는 IT업계, 미디어콘텐츠 등 트렌디한 사업영역 다루는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며 혁신을 꾀하고 있다"며 "중국 모바일 시장은 세대교체를 통한 기술혁신과 발전을 거듭하며 최근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브랜드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마이스팀 조영진 팀장은 "급변하는 중국 모바일·IT 시장을 국내 IT업계 종사자, 이 분야 관련 (예비)창업자, 전문가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이번 탐방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중국 뿐 아니라 세계 각 국의 IT분야 트렌드와 창업생태계를 생생한 현장감으로 체험할 수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