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배달수요 불티…"더울땐 집이 최고"

배달의민족

#1. 서울 낮 기온이 36.6도까지 올라 올 여름 최고기온을 경신한 지난 21일. 회사원 정모씨(28)는 휴일을 맞아 여자친구와 '방콕' 데이트를 즐겼다. 이 커플은 안보고 아껴뒀던 드라마 시리즈 다섯편을 '정주행'했다. 배가 출출해진 정씨는 유명맛집 배달 서비스 콜센터에 전화했지만 주문 폭주로 서비스가 일시중단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2. 같은 날 주부 한모씨(35)는 네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동물원에 가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폭염 탓이다. 장을 보러 나가기도 버거워 인터넷 슈퍼마켓에서 식재료를 주문했다. 아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를 만들어 식사를 해결했다.

기록적인 폭염에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며 스마트폰 배달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포함한 배달 수요가 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을 하지않는 유명맛집 음식을 대신 주문받아 배달하는 앱 '플라이 푸드'를 운영하는 플라이앤컴퍼니는 이번 여름 주문이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콜센터 주문 서비스를 아예 받지 않고 있다.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말부터 주문 폭주현상이 일어나고 있어서다.

임은선 플라이앤컴퍼니 대표는 "무더위 때문에 점심저녁 시간 순간적으로 주문이 몰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배송이 가능하만 1~2시간 정도 시간이 걸려 콜센터 서비스에 한해 간헐적으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7월말부터 무더위가 심해지면서 주문 수가 평소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명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통한 주문 건수는 지난달 총 830만건으로 집계됐다. 6월 742만건 대비 약 11.9% 증가했다. 7월 마지막주부터는 일일 배달 주문량이 평소 대비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적인 열대야로 인해 밤 주문이 많았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전체 주문의 20%가량은 밤 10시 이후에 들어왔다"며 "7월 야식 주문량은 6월 대비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부터 서울 열대야 일수는 1994년(36차례)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총 32일에 달했다. 열대야가 발생하지 않은 날은 단 이틀(7월29일, 8월3일)에 불과했다. 열대야 빈도만큼 배달수요도 늘어난 셈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인터넷식품몰 GS아이수퍼 배달매출도 크게 늘었다. GS아이수퍼 7~8월 일평균 배달매출액은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폭염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여름 더위는 1973년 기상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23일~8월21일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33.3℃(도)로 평년(30.3도)보다 3도 높았다. 최악의 더위로 꼽힌 1994년 전국 평균 최고기온 32.7도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