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사건 100일' 상반기 최다 이용 논문도 '여혐'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논문 '온라인상의 여성혐오 표현' 이용 추이

지난 24일 '강남역 살인' 100일째를 맞은 가운데 학술계에서도 '여성혐오'가 화두로 떠올랐다. 국내 주요 논문 플랫폼인 'DBpia'(디비피아)의 올해 상반기 최다 이용 논문 역시 '여성혐오'가 주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누리미디어의 논문 플랫폼 서비스 디비피아 집계에 따르면, 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표현'은 강남역 사건이 발생한 지난 5월부터 전날까지 총 4356건이 다운로드돼 논문 이용수 1위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온라인 상의 '여성혐오' 표현 양상과 논리 구조에 주목하면서 "성차별주의와 여성혐오의 정서 가 단지 일베(보수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의 준말)만의 문제가 아니며, 일상생활에서 이미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하와 혐오 표현들은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며 "온라인상에서는 표현이 극단화되면서 여성에 대한 살해, 폭력의 행사를 암시 혹은 명시하는 것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혐오 표현의 공격 대상이 해외의 경우 주로 페미니스트 활동가나 주변 인물 등 특정한 인물인 경우가 다수인 반면 한국의 온라인 공간에선 '김치녀'처럼 한국 여성을 일반화해 비하·공격하는 형태가 일반화돼 있다는 점도 논문을 통해 드러났다.

디비피아 관계자는 "김 교수의 논문은 우리 사회에서 '혐오 범죄'가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이미 온라인 공 간에서 태동하고 있던 여성 혐오 정서들을 미리 감지, 깊이있게 연구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소개했다.

한편 디비피아에선 김 교수 논문을 포함해 '왜 한국 남성은 한국 여성들에게 분노하는가', '일베와 여성혐오', '포스트페미니즘 시대 인터넷 여성혐오' 등 여성혐오 관련 주제의 논문 4편이 올해 상반기 최다 이용논문 10위권에 포함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