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열풍에 리튬값 폭등…배터리 소재 납품 업체 '울상'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를 납품하는 업체들은 제조원가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리튬의 kg(킬로그램)당 가격은 121.2위안(약 2만3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84위안(약 7341원)에 비해 약 2.7배 뛰었다.

kg당 40위안 중반을 유지하던 리튬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11월에는 50위안 중반선을 기록했고, 12월 말에는 100위안을 돌파한 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리튬 가격은 중국이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해 중국내 가격이 국제 가격 지표로 쓰인다.

최근 리튬 가격 급등은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은 스마트폰이나 소형전자기기 약 1만대 분량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수요만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원인이다. 리튬 생산은 칠레 SQM, 미국 FMC, 알버말ㆍ락우드 등 3개 업체가 70%를 차지하며 과점적 생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에서 2차전지 소재 생산업체가 증가하고 있어 리튬 가격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GS이엠이나 포스코ESM 등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주원료인 리튬 가격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튬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 변동 대처에 취약한데다 제조원가는 올라가는데 완제품 업체들과 장기계약을 맺고 있어 당장 납품가격 인상을 요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GS이엠은 원료 공급업체 다변화를 꾀하는 동시에 납품처도 국내에서 해외로 늘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ESM의 경우 포스코가 탄산리튬 추출기술을 상용화하면 보다 안정된 가격으로 리튬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LG화학 (370,500원 ▼8,000 -2.11%), 삼성SDI (401,000원 ▼4,500 -1.11%), 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 등 배터리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소재를 납품하는 업체들과 3년 이상 장기계약을 맺고 있어 당장 리튬 가격 폭등으로 인한 영향이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완제품 업체들은 공급처도 다변화돼 있어 리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영향이 거의 없다"며 "향후 업체들과 가격인상을 놓고 협상을 해야하기 때문에 리튬 가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