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대책…"급한 불 끌 것 vs 반쪽짜리 대책"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정부가 25일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집단대출의 급격한 증가세를 완화하고 주택공급량을 일정부분 줄이는 데 유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 진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센터장은 “집단대출시 소득증빙을 강화하면 증가세가 완화될 것”이라며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다 부족한 부분을 추가 대책으로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새 주택공급이 급증해 부동산시장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는데 공급조절 방안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대책은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 올 하반기에 예정된 공급물량은 그대로 시장에 나올 것”이라며 “강남3구 등 인기 지역의 분양시장은 호황이 지속되겠지만 지방에선 미분양이 나오며 지난 2년간 진행된 공급확대의 부작용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취약계층의 가계대출 부실화 우려와 집단대출 증가세 등 가계대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과거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을 풀어 주택경기를 띄웠는데 이번엔 공급을 줄이자는 것”이라며 “결국 이번 대책도 주택가격을 부양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저소득층, 과채무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개인회생절차 축소나 소멸채권부활금지법, 학자금대출 등도 언급돼야 했다”며 “집단대출도 소득확인에서 더 나아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처럼 DTI를 적용하는 방안이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창균 중앙대학교 교수도 “집단대출도 소득확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한 수준에서 규제해야 한다”며 “집단대출 소득심사를 강화해도 현재 투기수요를 진정시키긴 쉽지 않기 때문에 집단대출에도 당장 DTI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변동금리가 많고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가계부채가 질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단순히 돈을 빌릴 수 있는 통로를 막기보다 일자리 대책을 병행해서 금융약자인 저소득층의 상환능력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