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뉴스 사용료 내라"…美반발에도 구글 때리기 '가속화'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유럽연합(EU)이 구글 등 인터넷 검색업체가 유럽 언론사들에게 뉴스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미국 정부의 강력한 발발에도 구글 등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규제 행보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EU집행위원회(EC)가 오는 9월 내놓을 이 개혁안에 따르면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콘텐츠를 온라인상에 올릴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다. 구글이 서비스 중인 구글뉴스 등에서는 언론사에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기사의 전체 내용을 볼 수 없으며 요약본만 확인할 수 있다. 하이퍼링크를 통한 기사 공유는 가능하다.

EC는 구글 등 대형 인터넷기업들이 검색시장에서 막대한 점유율을 차지해 언론사 등 콘텐츠 제공자와 협상에서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언론사들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하지 못할 경우 미디어 다원주의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지배력이 커질대로 커진 구글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진단이다. 앞서 비슷한 제재 움직임이 몇 차례 있었지만 모두 구글의 완승으로 끝났다. 스페인에서 구글에게 강제로 뉴스 사용료를 부과하려 하자 구글은 아예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독일에서는 구글이 현지 언론사들의 기사 사용을 중단하자 언론사 홈페이지 트래픽이 급감해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결국 많은 언론사들이 뉴스 사용료를 받지 않겠다며 백기를 내걸 수밖에 없었다. 저작권 개혁을 지지하는 줄리아 레다 독일 유럽의회의원(MEP)은 "독점적 권한을 부과해도 구글을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제재 행보는 구글 등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도 급속히 냉각시키고 있다. 앞서 24일 미국 재무부는 EU가 애플 등 미국 기업들에게 최대 수백억유로에 달하는 세금 추징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초국가적 과세당국"이 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재무부는 또 EC가 현 규제 방침을 고수할 경우 이에 맞춰 적절한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며 사실상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