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여파'…은행 신규 가계대출 금리 2%대 재진입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앞. /사진제공=뉴스1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1.50%→1.25%) 영향으로 시중은행 신규 가계대출 금리가 다시 2%대로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세가 이어져 역대 최저 수준을 한달 만에 경신했다.

반면 시중은행 여신심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수요가 몰린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은 오히려 대출금리가 상승했다.

◇ 신규 가계대출 금리 2.96% ‘역대 최저’=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7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7월 예금은행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대비 0.10%포인트 하락한 2.96%로 집계됐다.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2%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2.96%)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최영업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 신규 예금, 대출금리가 모두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은행 신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66%로 전월대비 0.11%포인트 하락, 역대 최저치를 한달 만에 경신했다. 집단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12%포인트 떨어진 2.82%로 집계됐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신규 예금 및 대출금리와 연동되는 코픽스(COFIX) 금리, 금융채 금리 등이 동반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월 신규 코픽스 금리는 전월보다 0.12%포인트 하락한 1.3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5년물 은행채(AAA) 금리도 7월초 1.407%에서 월말 1.389%로 0.01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는 4.43%로 전월보다 0.10%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3.37%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적용금리는 3.08%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오른 반면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3.53%로 전월보다 0.11%포인트 떨어졌다.

가계와 기업대출을 아우른 전체 신규 대출금리는 3.23%로 전월보다 0.08%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자료=한국은행

◇ 은행 예금 금리도 역대 최저…신규 정기예금 99.9%가 1%대 금리= 저축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을 이어갔다. 7월 신규 예·적금 금리는 전월대비 0.12%포인트 하락한 1.32%로 집계됐다.

상품별로 정기 예·적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1.31%로 전월대비 0.12%포인트 떨어졌다. 신규 정기예금의 99.9%가 연리 2.0% 미만이었고 2.0~3.0%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은 0.1%에 불과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1.35%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떨어졌다.

신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수신금리)는 1.91%로 전월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수익성을 고려한 은행들이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 제2금융권 대출금리는 되레 상승=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금리는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7월 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는 11.20%로 전월보다 0.27%포인트 상승했다. 신용협동조합 대출금리는 4.57%, 새마을금고는 3.89%로 각각 0.02%포인트, 0.04%포인트 올랐다. 농·수협 등 상호금융 대출금리는 3.81%로 0.06%포인트 하락했다.

시장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신심사 강화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 가계들의 대출수요가 몰리면서 금리가 오히려 오른 것이다.

경기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로 낮췄지만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풍선효과에 따른 제2금융권 대출 증가로 부채의 질이 악화됐다는 평가가 많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가계부채(가계대출+판매신용) 규모는 1257조3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33조6000억원, 1년 전보다 125조7000억원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잔액은 266조6000억원으로 전기대비 10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