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이번엔 화장품… "5000억 글로벌 승부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5000억원이 투입되면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업경쟁력과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열린 조찬강연회. 연사로 나선 서정진 셀트리온 (177,800원 ▼1,700 -0.95%) 회장이 회사 미래 성장동력으로 언급한 사업은 '화장품'이었다. 이미 글로벌 선두주자로 올라선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화장품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포부다.

서 회장은 "앞으로 화장품 사업에 1500억원을 더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한스킨을 90억원에 인수한 뒤 셀트리온이 현재까지 화장품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약 3000억원. 추가로 1500억원이 투입되면 서 회장이 구상한 '5000억원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서 회장이 공략할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코스메슈티컬'이다. 서 회장은 "코스메슈티컬은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트랜드"라며 "우리가 하고 있는 것도 코스메슈티컬"이라고 말했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의사, 제약사 등 의료 전문가가 연구·개발에 참여한 제품을 의미한다. 세계시장 규모는 35조로 일반 화장품 시장보다 2배 이상 빠른 연평균 8%로 성장 중이다.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뜻에서 셀트리온은 지난해 한스킨의 사명을 '셀트리온스킨큐어'로 바꾸기도 했다.

투자 확대와 함께 글로벌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작업도 착착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생명과학연구소 산하에 화장품 소재개발연구소를 신설하고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나온 첫 성과물이 지난 10월 출시된 '바이오 씨허브 하이드로 앰플'이다. 지난달에는 대표제품 10개 품목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평가 기준을 통과했다. 미국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다만, 초기 투자 확대로 화장품 사업부문 실적은 부진한 상태다.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매출은 2014년 228억원에서 지난해 182억원으로 감소하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7억원에서 52억원으로 불어났다.

한편 서 회장은 건강기능식품 사업 추진 의지도 내비쳤다. 서 회장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넓은 농장을 바탕으로 재료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현재 러시아에 5000만㎡(1500만평) 농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규모를 8260만㎡(2500만평) 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