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수리온 원천배제 말라"…서울시 "안전상 규격 충족 필요"

수리온 비행모습

국산헬기 수리온 협력업체들이 서울시 119특수구조단이 진행하는 헬기구매사업 입찰에서 수리온을 원천 배제하지 말아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초광역 재난발생시 다수의 구조대원, 장비 이송을 고려해 결정된 사항이며, 수리온은 안전을 위한 국토교통부 형식증명 요건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수리온 협력업체들은 26일 서울시 의회에 "수리온의 소방헬기 도입을 다시 한 번 검토해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제출했다.

서울시 119특수구조단은 헬기에 장착된 엔진 2개 중 하나가 고장이 나도 안전한 지역까지 비행해 착륙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서 형식증명을 받은 '카테고리 A등급'을 입찰 조건을 제시했다. 수리온은 국토부의 형식인증을 받지 않은 '카테고리 B등급'이기 때문에 입찰이 원천 봉쇄됐다.

협력업체들은 "수리온은 카테고리 A등급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헬기지만 개발 당시 기본 요구사항이었던 카테고리 B등급만 입증했기 때문에 그렇게 분류된 것뿐"이라며 "우리 군과 경찰청은 수리온을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리온은 화재진화, 탐색구조, 환자이송, 화물수송 등 다양한 소방헬기 임무수행에 대한 시험과 검증을 완료했다"며 "그런데도 국토부의 형식증명만 요구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협력업체들은 "서울시가 세월호 사고 사건 때를 들며 서울 소방에 소속됐더라도 전국을 커버할 수 있는 항속거리를 갖춘 헬기가 필요하다며 800km 이상의 항속거리를 기준으로 삼은 것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수리온의 항속거리는 768km로 800km에 미달된다.


아울러 협력업체들은 "수리온은 헬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개발 엔지니어가 지체없이 즉각 투입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다 각종 부품교체 비용 등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항속거리 800km 이상 및 탑승인원 18인승 이상은 초광역 재난발생시 다수의 구조대원, 장비 이송을 고려해 결정된 사항"이라며 "세월호 관련 수난구조대원 및 장비이송시 서울소방항공대 보유기종인 AS365N2(14인승)로 상당한 제약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또 "카테고리A등급 요구는 국제적 안전기준에 따라 설계·제조됐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안전을 위해 소방헬기에 반드시 필요한 규격"이라며 "카테고리A란 다발 회전인항공기로서 1개의 엔진이 부작동하는 경우 안전하게 비행을 계속할 수 있는 성능이 보장돼 계획된 이륙과 착륙을 할 수 있는 헬기를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민간항공기구에 따르며 도심지에서 수색구조임무를 수행하는 항공기는 카테고리A등급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수리온 국산화율은 64%로 국내에서 수리할 수없는 엔진. 기어박스 등 핵심부품은 외국으로 다시 수리를 의뢰하게 돼 오히려 비용과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며 "수리온은 군용항공기로 개발돼 민간 항공기 인증기준을 충족해야 민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서울소방 보유 헬기는 안전기준에 대한 적합성 입증절차인 형식증명과 제작증명을 받았으며 형식증명 없이 특별감항증명으로 운용하는 헬기와는 근본적 성격이 다르다"며 "모든 임무수행이 가능한 표준감항증명을 받기 위해서는 도입할 때 국내 형식증명승인을 받아야 하나, 항공법 개정 이전에 이미 도입되어 특별감항증명으로 발급 받아 운영중에 있다"고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