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자금유입 '물꼬'...수출입은행 '숨통'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성동조선해양 통영조선소 전경. /사진=성동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이 인도대금 유입과 신규소요 감소로 자금 여력이 호전돼 수출입은행의 추가 자금 지원 없이도 경영환경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28일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 주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해양 긴급 지원을 결의한 4200억원의 자금 중 1900억원만 지난해 지원했다.

당초 지난해 지원 예정 금액은 2560억원이었으나 74%가량만 지원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지원이 예상됐던 2차년도 지원자금 1000억원 가량은 집행하지 않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성동조선해양의 현금 흐름 상황이 지난해 예상했던 것보다 개선돼 추가 자금 지원 없이 자구계획만으로 경영정상화가 추진되고 있다"며 "추가 자금지원은 성동조선해양 경영상황에 따라 투입시기를 조정할 수 있지만, 현재로써는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이는 선박공정 개선에 따른 효과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삼성중공업 (9,470원 ▼170 -1.76%)과 사실상 위탁경영 성격을 띈 경영정상화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래 산업재해율을 0.04%까지 낮추며 건조중인 선박 인도에 집중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동조선해양 산재율이 낮다는 것은 야드 작업이 차질을 빚지 않고 지속된다는 의미"라며 "빅3 등 대형조선소들이 파업과 선주사의 체인지오더 등 변덕에 더해 산재 발생에 따른 조업 중단에 시달린 것과 다른 모습"이라고 바라봤다.

이 같은 조업 정상황에 따라 성동조선해양은 올해 총 28척의 선박을 선주사에 인도했다. 올해 8월까지 선박 인도에 따라 들어온 대금은 9억달러(약 1조39억원) 가량이다. 올해 안에 총 39척의 선박을 인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자금 지원이 불필요했던 또 다른 이유는 신규수주 감소에 따른 선박 제작비용 수요 감소다. 전세계 조선 시황 악화에 따라 성동조선해양의 올해 신규 수주는 지난 6월 그리스 차코스로부터 수주한 7만5000톤급 정유운반선 4척(옵션 2척 포함), 약 1억7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4200억원의 자금 투입을 결의한만큼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은 성동조선해양을 지원할 것"이라며 "시황이 풀리고 신규 수주가 증가하는 시기에 기자재 대금 등의 목적으로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