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음악 무단재생' 롯데하이마트, 9억 배상 확정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하이마트 전경./ 사진=임성균 기자

하이마트는 2009년쯤부터 매장음악서비스 제공업체들에게서 음원을 전송받아 매장에서 재생해왔다. 하이마트가 사용한 음원 중 90%는 저작권협회가 저작권을 위탁 관리하고 있었다.

저작권협회는 매장음악서비스 제공업체와 음원사용 계약을 맺었지만 하이마트에게는 음원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내준 적이 없었다. 이에 저작권협회는 음원 사용료를 징수할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소송을 냈다.

하이마트는 저작권협회의 권리를 침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매장면적이 3000㎡ 미만일 경우 저작권협회가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이마트 측은 "저작권협회가 3000㎡ 이상 매장에서만 사용료를 징수하는 것은 소규모 매장에는 사용료를 물리지 않겠다는 정책적 결정 때문"이라고 변론했다.

1심은 하이마트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하이마트 매장에 대해 사용료를 받을 수 있는 근거규정이 없는 이상 저작권협회는 사용료를 받을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따라서 권리침해로 인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저작권협회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하이마트와 매장음악서비스 제공업체가 맺은 계약을 보면 '음원 사용허락 범위에 매장에서 공연하는 것은 제외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하이마트는 규모가 3000㎡ 이상인 매장 2곳에서는 저작권협회가 관리하지 않는 음악만 제공받았다고 주장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하이마트는 매장에서 음악을 재생할 경우 권리 침해가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마트가 논의 후 적법하다고 판단해 매장음악서비스를 이용했다고 해도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