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노트7 "만리장성 넘어라"…대용량도 출격 태세

삼성전자가 다음달 1일 중국에서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을 소개하고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는 등 상당히 공을 들여왔다. 중국 현지 토종 업체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한 삼성전자가 갤노트7 출시를 계기로 중국 시장의 입지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8GB 갤노트7 출시 ‘아이폰7·메이트9’ 반응에 달렸다=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월 1일 중국에서 갤노트7을 본격 시판한다.

삼성전자는 앞서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갤노트7 미디어 데이'를 열고 중국 2위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京東)'을 통해 갤럭시노트7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출고가는 5988위안(99만9397원)으로, 국내(98만8900원)와 비슷하게 책정됐다.

중국 현지 예판 모델은 64기가바이트(GB) 저장용량과 4GB램을 지원한다. 한국과 미국 등에서 팔리는 제품과 동일한 내용이다. 애당초 128GB 대용량을 지원하는 갤노트7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컸지만 이번 예판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하반기 최대 경쟁작으로 꼽히는 '아이폰7'이 나오거나 화웨이가 내달초 '국제 가전전시회(IFA 2016)'에서 전략폰 '메이트9'를 공개할 경우 대용량 갤노트7이 중국 시장에서만 출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시진)은 11일 국내에서 열린 갤노트7 미디어데이에서 "중국 현지 업체들이 고용량 내장 메모리를 활용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128GB 저장공간과 6GB 램을 장착한 갤노트7의 중국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고동진 사장이 11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한국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갤럭시 노트7’을 소개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로 中시장 입지 회복=한때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현재 아예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삼성전자가 '내수 차별'이라는 지적을 감수하고서까지 중국에서만 128GB 대용량 갤노트7을 출시하려는 배경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화웨이(17.2%) △오포(16.2%) △비보(13.2%) △샤오미(9.5%) 등 현지 토종 제조사들의 약진이 거세다. 경쟁사 애플은 중국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연내 중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런 만큼 언제 치고 올라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유독 중국시장에서만 맥을 못 추는 삼성전자는 중국시장에 특화된 중저가폰과 프리미엄폰 등 투트랙 전략을 통해 예전의 영향력을 회복을 꾀하고 있다.

갤럭시A·갤럭시E·갤럭시J에 이어 삼성전자가 4번째로 선보이는 중저가폰 ‘갤럭시C’의 첫 출시국도 중국이다.

서비스 불만이 없도록 갤럭시S7·S7엣지와 같은 프리미엄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탑재시켜 제휴를 맺고 있는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와 유니온페이를 전부 쓸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년간 제품 현지화와 함께 별도의 상품기획 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해 이 조직은 중국에서 영문 'Galaxy'로 표기한 갤럭시 브랜드를 중문 '가이러스(盖樂世·세상을 행복으로 덮는다)'로 변경했다.

이처럼 중국 시장에 대한 구애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사장은 이달 초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언팩 행사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전용 제품인 갤럭시C를 5월 내놓은 뒤 현지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중국 현지 고객의 소리를 최대한 반영한 제품을 계속 출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