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0억원 부당이득 '메뚜기형' 주가조작단 기소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서울남부지검. © News1 신웅수 기자

수명의 전문 주식 트레이더를 고용, 소위 '메뚜기형' 시세조종으로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전업투자자 등 일당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메뚜기형 시세조종이란, 통정매매 등의 시세조종 주문으로 주가를 올린 뒤 처분해 부당이득을 올리는 것으로 메뚜기처럼 종목을 옮겨다녀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전업투자자 김모씨(43)와 김씨의 밑에서 시세조종에 가담한 손모씨(43)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도모씨(45) 등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2012년 1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대구에서 주식매매 사무실을 운영하며 총 34개 종목에 대해 36만회 상당의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해 49억45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이들은 지인이나 친인척에게 '계좌를 가져오면 돈을 벌어주겠다'고 유인해 수십 개의 제3자 계좌를 확보해 범행에 이용했다.


우선 이들은 거래량이 적고 주가가 급락한 종목을 선정해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그 후 직원들은 1인당 3~4대의 컴퓨터로 확보한 계좌 40여개로 시세조종 주문을 일괄 제출하고 평균 7일 이내로 주가를 올려 시세차익을 거뒀다.

통상의 시세조종 기간은 2~3일이 소요됐으나 매수세가 유인되지 않을 경우에는 2~3주 보유 후 다시 시세조종해 처분하기도 했다.

국내 유명증권사 이사인 이모씨(50)도 이들에게서 총 1억1800만원을 수수하며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씨는 2013년 12월부터 2014년 3월까지 계좌 2개를 이용해 김씨 일당이 시세조종 중인 7개 종목에 대해 13회의 상한가 주문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가담, 총 7억13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특히, 증권사 이상매매 확인시스템에 의해 자신이 제공한 계좌와 김씨 명의의 계좌간 통정매매가 적발됐지만 '연관성 없는 계좌'라고 속여 범행을 은폐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계좌들은 이상매매로 증권사로부터 수차례 경고를 받았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검찰은 이상매매 적발·조치시스템 개선을 건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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