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수사 추석 이후 마무리될듯…로비 의혹은?

27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마련된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빈소에 신동빈 회장과 임진원들이 조의를 표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69·부회장)의 사망으로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추석 연휴가 지난후 마무리될 전망이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주말동안 회의를 열고 주요 인사에 대한 소환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당초 검찰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62)을 이번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이 부회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 3인방으로 불리는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61·사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66·사장) 역시 마찬가지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 부회장의 장례 일정이 끝날 때까지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는 하지 못하게 됐다. 이 부회장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져 30일에 끝난다. 소 사장은 장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황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65),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56) 등 검찰의 주요 피의자로 지목된 인사들이 대부분 장례 집행위원을 담당하고 있다.

장례일정을 고려하면 핵심 인물에 대한 소환은 다음달 초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당연히 롯데홈쇼핑 인·허가 로비 의혹, 롯데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 롯데케미칼 소송사기 및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계열사 의혹에 대한 수사 일정은 미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 부회장의 '입'이 사라지며 검찰이 맞춰야 할 퍼즐이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신 회장 등 오너일가에 대한 소환은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정책본부에서 오래 근무하며 오너 일가를 보좌해온 만큼 그룹 내 비자금 조성에 깊이 개입했다고 판단, 피의자로 입건했었다. 검찰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6000억원대 탈세 의혹, 롯데건설의 5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그룹 계열사 간 부당거래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앞서 소환된 황 사장이나 소 사장이 비자금 조성 사실이 없다는 등 관련 내용을 부인하는 상황이어서 검찰로선 이 부회장의 입이 절실했다. 수사팀은 "수사에 큰 지장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 부회장의 사망이 수사팀에 중대한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당초 추석 연휴 전 롯데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사망이라는 변수가 생긴 만큼 수사는 추석 연휴는 지나야 마무리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수사와 맞물려 제기된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규명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롯데그룹은 MB정부에서 숙원사업이던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를 받았다. 공군은 안전상의 이유로 제2롯데월드 건축을 10여년 넘게 반대해 왔으나 MB정부는 성남비행장의 항로를 변경하면서까지 롯데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이외에도 롯데그룹은 MB정부에서 하이마트와 현대로지스틱스 등과의 굵직한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렸고 맥주사업 진출과 면세점시장 확대, 부산롯데타운, 경남 김해유통단지 등의 사업을 성사시켰다.

이 부회장은 이같은 의혹과 관련해서도 핵심 인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사망과 연이은 구속영장 기각으로 오너 일가의 횡령·배임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