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근린공원 나무 100여 그루 뽑은 건설사 회장 '집유'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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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함께 쓰는 공원 부지가 자신 소유라는 이유로 나무 100여 그루를 뽑는 등 공원을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설사 회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강산 판사는 산림자원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H건설 회장 육모씨(62)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불법행위자 처벌시 법인도 함께 처벌하도록 한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H건설에게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육씨는 지난 2월 관할관청의 허가 없이 자신이 소유한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근린공원(약 4050㎡)에 있는 나무 113 그루를 무단으로 뽑은 혐의(산림자원법·공원녹지법 위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육씨는 해당 부지에 있는 나무를 뽑고 경사지를 평지로 바꾸면 개발허가를 받기 쉬울 거라고 생각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위해 해당 부지에 급박한 산사태 위험이 있는 것처럼 구청에 여러 차례 허위 민원을 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씨의 반복된 민원에 구청이 결국 정비 작업에 나서자 육씨는 이 기회를 이용해 몰래 장비와 인부를 보내 나무를 뽑았다.

육씨는 지난 4월에는 공원 부지에 무단으로 굴삭기 6대를 동원해 토사 4800㎥를 파내는 등 사전 허가 없이 산지전용을 한 혐의(산지관리법·공원녹지법 위반)도 있다.

육씨는 1심 재판 중인 지난 1일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고 지난 12일에 인용 결정을 받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왔다.

김 판사는 "범행의 내용과 죄질에 비춰볼 때 그에 맞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법정에서 모든 범행을 시인했고 상당 기간 구금 생활을 통해 범행을 깊이 뉘우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H건설 소유의 토지를 둘러싼 서초구청과의 오랜 분쟁 경과가 범행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원상복구계획을 세워 서초구청장으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원상복구가 확실시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에 100여개의 모델하우스 부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육씨는 건설업계에서 '모델하우스 부지 왕'로 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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