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치과의사도 얼굴 피부 레이저 시술 할 수 있다"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치과의사가 얼굴 피부에 레이저 시술을 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9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치과의사 이모씨(49)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씨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 도봉구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면서 환자들에게 미용 목적으로 피부 레이저 시술을 해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해당 시술이 치과의사 면허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치과의료행위란 치과의료기술에 의한 질병 예방이나 치료행위"라며 "이씨 혐의에 적힌 의료행위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시술이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에 포함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치과대학 또는 치의학대학원은 구강악안면외과 등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가르치고 있다"며 "그 교과서에는 안면피부성형술, 레이저 성형술, 필러 및 보톡스 시술 등 얼굴 부위에 대한 모든 형태의 미용성형술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씨가 한 레이저 시술들은 안전성이 상당히 검증돼 있고 치과의사가 전문성을 갖는 구강악안면외과학의 범위에 속한다"며 "치과의사가 이를 행한다고 해서 생명이나 신체의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의료법 문언상으로는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가 서로 배타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일정 부분 중복될 수도 있다"며 "어떤 의료행위가 의사의 면허범위에 속한다고 해서 반드시 치과의사의 면허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예를 들어 양악수술은 현재 성형외과뿐 아니라 치과의사에 의해서도 활발히 실시되고 있다"며 "1심은 법리를 오해해 이씨 혐의를 유죄로 잘못 판단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