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주택가격, 수도권·제주권↑, 대경권·호남권↓

서울 도심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시스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문의한 결과 지역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수도권, 제주권, 강원권 등은 주택가격 오름세가 예상되는 반면 대경권(대구·경북), 충청권, 호남권 등은 하락 전망이 우세했다.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수록된 이슈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전국 주택시장 전문가 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은 상반기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응답자 43.9%가 올 하반기 '주택시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률은 13.6%에 그쳤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의 경우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란 응답률이 75.9%로 높은 반면 지방은 67.4%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특히 대경권, 호남권, 충청권에서 주택시장 둔화 전망이 우세했다.

주력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동남권의 경우 울산, 경남은 가격 하락전망이 많은 반면 부산은 가격 상승 전망이 우세해 차별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권역별 주택가격 상승률은 제주가 3.8%로 가장 높았고 이어 강원권(0.6%), 수도권(0.3%), 동남권(0.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대경권(-1.0%), 충청권(-0.5%) 등은 주택가격이 떨어졌다.

응답자 56.8%는 올해 하반기 전국 주택매매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상승률은 1% 내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전월세 가격은 ±1% 이내에서 등락할 것이란 응답률이 71.0%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재건축 주택의 경우 3% 이상 오를 것이란 응답률이 27.1%, 1~3% 오를 것이란 응답률이 46.2%로 집계돼 신규분양보다 가격상승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자료=한국은행

특히 다수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주택이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지역이 교육 등 주거환경이 우수하고 재건축 추진시 일정금액 이상 초과이익이 발생할 경우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초과이익 환수제도가 유예 중이어서 투자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주택가격 상승세 지속기간 예상은 내년 상반기까지가 47.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올해 하반기(31.6%), 내년 하반기(21.1%) 순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주택사업 진행속도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 시점 등이 재건축 주택가격 상승세 여부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반기 전국 주택거래량은 올 상반기(46만8000건)보다 다소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51.1%는 매매거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전월세거래는 보합(49.2%) 응답비율이 가장 높았다. 재건축 및 신규분양시 시장 거래도 감소할 것이란 응답률이 더 높았다.

전문가들은 정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수도권보다는 지방에서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중도금대출 보증요건 강화 방안은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와 신규분양시장 투자수요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예상된다는 응답이 많았다.

올해 하반기 주택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는 정부정책(31.3%), 국내외 경제여건(21.1%), 아파트 입주량(16.3%), 금리수준(13.0%), 금융기관 대출태도(10.7%), 투자수요(7.6%) 등의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부동산114, 한국감정원, 민간경제연구원, 건설업 종사자 등 주요기관 전문가 94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 형태로 진행됐다. 지난 25일 발표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 따른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