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의 역효과…일본의 사례①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저물가’하면 바로 딱 떠오르는 곳이 있죠. 일본입니다. 디플레이션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본은 저금리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초단기금리는 지난 20년간 거의 0%에 딱 붙어 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현재 마이너스 0.07% 수준이고요. 그나마 얼마 전에는 0.3% 수준까지 떨어졌던 게 좀 높아진 겁니다.

이렇게 저물가는 저금리의 원인입니다. 금리는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이라고 했으니까요. 또한 저물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대폭 낮춘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금리를 내리면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고, 수요가 이렇게 늘어나면 물가가 올라간다는 게 경제학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나요? 그런데 지난 20년간 계속해서 초저금리가 지속된 일본의 물가는 왜 올라가지 않을까요?

지난주에 발표된 일본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 0.5%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아베노믹스 돈 풀기’를 시작했던 지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야말로 아베노믹스 효과의 ‘도루묵’이라고도 할 만하겠죠.

선진국들 중에서 경제가 가장 낫다는 미국의 경우도 사정은 근본적으로 유사합니다. 지난해 말에 금리를 인상하긴 했지만 절대수준은 여전히 제로(0.25~0.50%)에 가깝습니다. 거의 만8년째 제로금리인 셈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0.9%에 불과합니다.

지금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 주변에서는 ‘미래의 경기 침체 때 내릴 수 있는 금리의 폭이 너무 작아졌다’고들 걱정하고 있습니다만, 그 이전에 “금리를 내리면, 저금리 정책은, 과연 경기와 물가를 띄우는 약효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먼저 해답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요?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8월 31일 (09:3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