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가산금리 인상…NIM 방어 나섰다

시중은행들이 NIM(순이자마진) 방어에 나섰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출금리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는 1.43%로 전달보다 0.19%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기준금리 하락폭(0.2%포인트)만큼 가산금리를 높여 대출금리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금리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전달보다 각각 0.09%포인트, 0.08%포인트 높였다.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도 높였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에 신용대출금리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기준금리 하락폭이상인 0.33%포인트 높였다. 이에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지난 7월 신용대출금리는 전달보다 0.21%포인트 상승했다. KEB하나은행도 가산금리를 0.14%포인트 높이면서 신용대출금리가 오히려 높아졌다.

대출금리는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이뤄진다. 대출 기준금리는 보통 금융채 금리나 코픽스(COFIX·자금조달 비용지수)가 활용된다. 가산금리는 신용등급별 리스크와 은행 이익 등을 덧붙여 산출한다.


대출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7월 잔액기준 코픽스는 1.69%로 역대 최저로 떨어졌고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역시 1.32%로 역대 최저를 나타냈다. 반면 가산금리는 시중은행이 조절할 수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0.04%포인트 확대됐다"며 "은행들이 가산금리 조정으로 대출금리 하락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NIM 하락을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직후 예금금리를 낮췄고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자 이달초 일제히 예금금리를 한차례 더 낮췄다. 여기에 대출 가산금리까지 높이고 있는 것.

시중은행들이 NIM 방어에 나섰던 것은 한국은행이 오는 4분기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말까지 기준금리 인하와 고정금리대출의 목표 비율 달성 등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요인이 많다"며 "NIM 하락을 막지 않으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연내 금리 인상을 강력 시사함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