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P2P금융 투자한도 규제 논의…배경은?

금융위원회가 P2P(개인 대 개인)금융 투자자의 투자한도 규제 필요성을 논의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24일 개최한 '2차 P2P대출 TF 회의'에서 투자자의 투자한도 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출자 한 사람에게 한 명의 투자자, 즉 1대1의 투자가 이뤄질 경우 사실상 대부업 영업 형태여서 P2P금융 취지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P2P금융은 기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다수 투자자의 소액자금이 대출로 연결돼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으로도 불린다.

29일 P2P금융 업계에 따르면 논의의 배경은 기관투자자를 모집하려던 P2P금융 '30컷'이 등장하면서다. 30컷은 NH농협은행과 제휴를 맺고 대환대출을 취급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대출 자금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집한다. 30컷은 일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저축은행, 캐피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를 투자 대상자로 삼았다. 즉,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대출자에 연결해주는 구조인 것.

기관투자를 취급하는 30컷의 경우 캐피털 등 한 곳의 투자금이 대출자 한 명에게 연결되면 이는 결국 대부업과 같은 형태여서 문제가 제기됐다. 금융위는 P2P금융 취지에 맞는 '다대다(多대多) 투자'가 아닌 '1대1', '1대다(多)' 투자는 대부업 형태로 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투자한도 규제 필요성을 논의한 것. 투자한도 등은 추후 논의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회의에서) 대출형 크라우드펀딩(P2P금융) 의미에 어긋나지 않도록 투자한도 설정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며 "P2P금융 업체 대부분이 1인 투자자의 투자한도를 한 채권당 '전체 자금 모집금액의 20%'로 설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선두 P2P금융은 1인당 투자 한도금액을 전체 자금 모집금액의 5~10%내외로 정하고 있다. 분산투자를 유도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라는 설명이다.

이어 금융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투자 가능 여부 등) 영업 형태도 중점별로 검토·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인 투자자에 대해서도 개인 투자자에 비해 투자규모가 크고 반복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대부업 등록 대상이 아니냐는 논의도 이뤄졌다.

대부분의 P2P업계는 기관투자 유치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P2P업계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는 기관이 투자하기에는 모집하는 자금 규모가 작은 편이라 아직까지 기관투자를 검토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P2P 시장이 확대되려면 장기적으로 기관투자자 유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P2P금융 분야에서 앞선 미국의 경우 기관투자자가 대부분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52%, 소상공인·부동산 대출의 경우 70% 이상이 기관투자자가 담당하고 있다는 것. 예컨대 은행권이 미국 P2P업체인 렌딩클럽이나 프로스퍼 등의 대출채권을 매입하는 식이다.

또 다른 P2P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P2P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 등 건강한 투자자가 P2P시장에 들어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