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탄탄한 방어력 과시한 대형주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이 가시화됐지만 코스피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중소형주가 급락했지만 대형주가 탄탄한 모습을 나타내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15포인트(0.25%) 내린 2032.35에 마감했다. 외국이 나흘 만에 순매수(844억원)로 돌아서고 금융투자의 프로그램 순매수(761억원)가 유입되며 충격을 흡수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차별화가 뚜렷했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0.09% 상승했으나 중형주 지수는 1.50%, 소형주 지수는 1.76%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2.48% 급락 마감했다.

◇금리인상 우려에도 잘 버틴 대형주=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9월이나 12월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스피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특히 이날 대형주 주가는 견조했는데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가운데 주가가 내린 종목은 3개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를 앞세운 대형주 강세는 이미 2분기 실적 시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었다.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방어력이 두드러졌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통적으로 부채가 많은 중소형 성장주는 금리인하 시기에 강세를 보이고 자산이 많은 대형주는 금리인상 시기에 강세를 보인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대형주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트렌드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기록한 탄탄한 영업이익도 대형주의 방어력에 힘을 보탰다. 특히 금리인상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은행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업종 대표주들은 2분기 연속 안정적인 실적을 발표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현대산업 KB금융 등 시가총액이 큰 업종 대표주 전반이 깜짝 실적을 거두며 중소형주 대비 차별화가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금리인상, 두렵지 않다=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한다고 해도 지난해 첫 금리인상보다는 충격이 훨씬 적을 것으로 분석했다. 오히려 미국 경기회복으로 인한 대형 수출주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2004년 이후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던 초기에는 증시가 불안정했지만 이후에는 학습효과 덕분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2004년 6월 첫 기준금리 인상 전후로 S&P500 지수는 두 차례 급락했지만 이후에는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9월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변동성 확대 위험이 있지만 이번 조정에서는 주식 비중을 축소하기보다는 확대해야 한다"며 "미국 경기 회복으로 향후 경기민감 업종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IT 업종의 삼성전자, 구조조정 업종의 대장주로 부상하는 현대중공업, POSCO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민감 대형 수출 업종인 철강 기계 반도체 화학은 상반기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높아 이들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연준이 당장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관측했다. 이번 주(9월2일)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를 비롯한 경제지표가 9월 금리인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인데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날 미국 연방 선물금리에 반영된 9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33%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