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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안분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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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안분지족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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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0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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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시선’ 이위발(시인)

[편집자주]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안분지족
여기 있으므로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여기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한다. 여기가 아닌 ‘너머’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 ‘너머’가 곧 꿈이겠으나 삶이란, 현실이란 꿈보다 여기를 우선하는 자세여야 할 때가 많다. 그 곳이 어디가 됐든 거기 있으므로 내가 있는 ‘여기, 지금’이 되는 것이며 더 이상 그 무엇을 어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칸나인들 바닷가 언덕배기에 저리 피고 싶지 않았을 터이며, 섬인들 서로 마주보는 것이 숙명이고 싶지는 않았을 터이다. 바다와 하늘인들 그렇지 않겠는가. 설령 어쩌다 눈 맞은 당신이라 할지라도 사랑을 우선하는 삶도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냥 거기 있는 거다. 있어야 할 때가 있다. 그게 지족이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안분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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