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사상 첫 40조넘어…병장 월급 20만원 돌파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은 내년도 국방 예산의 골자는 대북 억지력 강화와 병영환경 개선이다. 북한의 핵 위험과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무기 성능을 한 단계 높이고 낙후한 장병 생활여건을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구축, 한국형 전투기(보라매) 사업이 본격화되고 사병 월급은 20만원(병장 기준)을 처음 돌파한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201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국방 부문 예산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40조3000억원이 배정됐다. 금액으로는 1년 전보다 1조5000억원 늘었다. 예산 당국 심의 결과 국방 예산은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40조원이 넘는 부처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기재부로부터 퇴짜를 맞았었다.


국방 예산은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국방 예산은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20조8226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30조원을 넘은 뒤 6년 만에 4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한국의 국방 지출은 전 세계 10위 수준이다.

정부는 우선 KAMD 구축에 전년보다 40% 늘어난 5331억원을 투입한다. 북한 미사일이 떨어지기 전 요격하는 KAMD는 2023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방부는 '2016~2020년 국방중기계획'에서 5년간 KAMD 예산으로 8조7000억원을 책정하고 있다.

한국형 전투기인 보라매 사업 예산은 3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0% 급증했다. 전투기 사업의 본격 시작점으로 볼 수 있는 기본설계 착수에 따른 비용이다. 정부는 2024년까지 8조3000억원을 쏟아 한국형 전투기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북한 도발 억제를 위해 첨단무기 예산도 증액했다. 차세대 전투기(F-35A)(5989억원→9871억원), 공중급유기(895억원→1870억원), 이지스함 건조(1078억원→1891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장병에 대한 열악한 처우도 개선된다. 일반 사병 봉급이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병장 기준 월급은 전년보다 1만8900원 오른 21만6000원이다. 대상자는 병사 41만5000명, 상근예비역 1만6000명이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는 2012년 대선 공약이었던 '병사봉급 2배 인상'을 완료하게 된다. 병사 급식비는 하루 7481원으로 2.0% 증가했다. 민간조리원은 전년보다 74명 늘어난 1841명 배치된다.

올해 여름 전국을 강타한 폭염에 대비해 전체 병영생활관에는 에어컨 3만709대가 새로 설치된다. 정부는 에어컨 전기료도 50억원을 편성했다. 하루 6시간씩 3개월(6월 중순~9월 중순) 사용하는 것을 가정했다. 1벌만 제공하던 하계 전투복은 2벌로 늘렸다. 동계생활모, 샴푸, 정비·전차·취사병 개인용 피복 등 사병용품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